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09.10 1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는 필수이자 최우선 과제"…회장단 "직접 책임지고 점검"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대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대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0일 5대 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가계부채의 철저한 관리'를 주문하고 나섰다.

고 위원장은 이날 금융회사와 소통하는 첫번째 행사로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5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NH·하나) 회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실물경제 성장세를 넘는 부채의 증가는 우리 경제의 위기발생 확률을 높이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최근 가계부채 증가가 자산시장 과열과 상호상승 작용을 유발하는 등, 이미 그 부작용이 위험수준에 가까워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 미국의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 등 향후 경제·금융환경 불확실성까지 고려한다면 가계부채 관리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이자 최우선 과제"라며 "금융위는 기존 가계대출 정책들을 흔들림없이 추진해 나가면서 그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5대 금융지주의 가계대출은 국내 금융권 가계대출 총액의 47%를 차지할 정도로 역할이 중요한 만큼, 가계부채 관리에 전력을 다해달라"며 "실수요와 무관하거나 과도하게 지원되는 가계대출은 없는지, 제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에 잠재위험은 없는지 등에도 신경써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금융지주회장들은 "실수요와 무관하거나 자산버블을 부추기는 가계대출은 없는지 직접 책임지고 점검하겠다"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적극 협조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올해 5~6%) 내에서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향후 처리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고 위원장은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시한이 9월 말로 가까워졌다"며 "코로나 위기 지속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조치연장 요구, 장기유예 차주의 상환부담 누적 등 잠재부실 발생 위험과 같은 조치 연장 문제의 다양한 측면을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는 상생을 위한 경제주체간 협력과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인 만큼 합리적 방안 도출을 위해 금융당국과 금융권 모두가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디지털 금융혁신을 위한 규제체계와 관련된 금융지주들의 애로 및 건의사항도 청취했다. 금융지주회장들은 "금융환경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변화된 환경에 맞춰 금융회사의 창의와 혁신이 발휘될 수 있도록 금융규제 체계를 개선해줄 것"을 요청했다.

고 위원장은 "빅테크 등 IT기술 발전과 저성장·저금리·저출산·고령화 등 환경변화에 대응한 우리 금융산업의 미래 발전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개선 사항 등에 대해 금융권은 물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지속하면서 현장감 있는 금융정책을 추진해 금융권의 자율과 창의·혁신을 적극 뒷받침해나갈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고 위원장은 이날 금융정책·감독의 기본원칙으로 '금융회사의 창의와 자율을 존중하는 시장친화적 정책·감독'을 제시했다.

고 위원장은 "금리·수수료·배당 등 경영판단사항 등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금융회사의 자율적 결정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며 "이는 금융위 설치법 제2조에서 천명하고 있는 금융정책·감독의 기본 정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설치법 제2조에 따르면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그 업무를 수행할 때 공정성을 유지하고 투명성을 확보하며 금융기관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어 "금융안정과 거시건전성 관리, 금융소비자 보호 등 정책목적상 불가피한 개입이 필요한 경우에도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개입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근거해 시장친화적·시장중심적인 방식으로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모든 조치들은 충분한 소통과 협의를 통해 시장 참여자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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