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가영 기자
  • 입력 2021.09.27 18:37

[뉴스웍스=윤가영 기자] 자율주행, 인공지능(AI) 기반의 차량 제어 등이 미래차의 주요 요소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SW) 기술 경쟁력이 부족해 해외 종속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은 27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국내 자동차 업계는 높은 수준의 신뢰성이 요구되는 반도체는 대부분 해외 제품에 의존해 왔고, 운영체제·인공지능 추론엔진·병렬 컴퓨팅 등 미래차 SW 기술도 매우 취약해 대부분 해외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글로벌 플래포머의 미래차 시장 지배력 확대를 대비해 국내 업계의 해외 기술 종속을 피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개발 및 협력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컴퓨팅 분야 글로벌 기업인 엔디비아를 필두로 통신 반도체 개발 기업 퀄컴, 전기차 전문 기업 테슬라 등은 미래차 플래포머(Platformer)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다시 말해, 미래차 생산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패키지화해 완성차 기업에 일괄 입찰(턴키) 방식으로 공급하는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 거대 반도체 기업들은 기존 완성차 기업 및 차량용 반도체 기업보다 높은 기술 우위를 앞세워 시장 지배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015년부터 자율주행 플랫폼 '엔비디아 드라이브' 시리즈를 출시 중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력을 바탕으로 많은 업체들과 자율주행 부문을 협력하고 있다. 퀄컴은 지난해 자율주행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라이드'를 공개하고, 자율주행 사업 다각화를 위해 기술 기업인 비오니어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테슬라는 'AI데이'를 통해 차체 칩 'D1'을 공개하며 전기차 기업에서 플래포머로의 확장 가능성을 암시했다. 또 칩부터 SW까지 통합해 새로운 차원의 성능과 확장성을 갖는 AI 컴퓨팅 플랫폼 'Dojo'를 구축했다.

이와 관련, 조민욱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거대 반도체 기업들이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많은 자본이 필요한 자율주행 SW 및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업체에 라이센싱해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를 실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 선임연구원은 국내 업계는 미래차에 요구되는 반도체 및 SW 기술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높은 수준의 신뢰성이 필요한 차량용 반도체는 대부분 해외 제품에 의존해 왔다"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을 계기로 공급망 다변화 및 국산화를 위한 국내 생태계 형성에 나섰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성능 반도체용 시스템 SW에 대한 대규모 사용권 확보가 필요하나, 국내 중소·중견 부품사나 SW 전문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다"고 지적했다.

조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완성차 중심으로 SW 플랫폼 개방을 통한 개발 협력 생태계 조기 구축 및 확대를 지원,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사업 전환 및 글로벌 SW 티어1 육성을 위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