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0.05 15:42

남욱 부인, 3억 안팎 명퇴금 포기후 자진 퇴사

분당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조감도. (사진=무영건축 홈페이지 캡처)
분당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조감도. (사진=무영건축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으로 지목되는 남욱 변호사가 20일 전에 급하게 미국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남욱 변호사의 가족들은 2019년 9월부터 미국에 있었고, 남 변호사도 가족과 함께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남 변호사 지인들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지난 8월 말 한국으로 돌아왔다. 2년 간의 '자녀 어학연수'를 마치고 온 가족이 한국으로 주거 목적으로 복귀했다. 

남 변호사는 귀국 이후 대장동 게이트 관련자들을 만나서 '수익 분배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9월 10일경부터 대장동 게이트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갑자기 미국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살고 있던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50평형 아파트에서 짐을 빼서 다른 곳으로 옮기고, 타고 다니던 2억4000만원 상당의 포르쉐 파나메라 자동차도 급히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변호사 부인인 A씨의 직장 휴직 시점 및 퇴사 시점도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다. 모 방송사 기자였던 A씨는 지난 2019년 9월 자비 연수 휴직을 신청해 2021년 3월까지 1년 6개월을 휴직한 뒤, 육아 휴직을 내고 휴직 기간을 6개월 연장했다. 휴직 기간이 끝나는 올해 9월 16일 이전에 회사로 출근해야 하는 데, A씨는 휴직 기간 만료 시점인 2021년 9월 16일자로 '자진퇴사'했다. 

A씨가 다니던 회사는 최근 수차례 명예퇴직을 실시했고, A씨와 같은 차장급 기자가 명퇴를 신청하면 3억원 안팎의 명퇴금을 받을 수 있음에도 A씨가 곧바로 자진 퇴사를 선택한 점이 이례적이란 시각이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8700만원을 투자해 100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물과 대지를 300억원에 매입했다.

'대장동 게이트'에는 서강대와 성균관대 출신들이 주요 멤버들이다. 남 변호사는 이중에서 서강대 라인의 리더로 평가받는다. 서강대 법대를 2001년에 졸업한 그는 2009년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를 설립해 지분 49%를 보유한 채 대표를 맡았다. 그는 지금의 대장동 땅에 대해 그때부터 '지주작업'을 했다.

그는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 밑에 판교AMC라는 자산관리회사를 두는 사업 구도를 만들었는데, 이는 현재의 '성남의뜰-화천대유 구도'와 동일하다.

검찰은 현재 남 변호사의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은 미국에 체류 중인 남 변호사에 대한 여권 무효화와 범죄인 인도 청구를 검토 중이다. 검찰은 그가 자진해서 귀국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만약 남 변호사가 맘먹고 '도피'를 한 것이라면 오랫동안 한국에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여권 무효화'나 '범죄인 인도 청구' 모두 큰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거짓 증언 및 기부금 전용 의혹을 받은 윤지오 씨의 경우 여권이 무효화됐지만 계속 캐나다에 머물고 있다. 검찰 수사를 받던 중 미국으로 도피한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의 경우 '범죄인 인도 청구'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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