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승윤 기자
  • 입력 2021.10.05 20:32

일부 프리미엄 명품 매장만 북적…초고가 상품만 잘 팔리는 양극화 소비현상 뚜렷

신세계백화점 명품관 내부 (사진=백승윤기자)

[뉴스웍스=백승윤 기자] "가을 정기세일에도 방문객이 정말 없어요. 불경기 때문에 공휴일인데도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어요." 

지난 4일 12시 30분 서울 중구 소공동 신세계백화점에서 만난 의류 매장 직원 A씨의 하소연이다. 최근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보복소비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예상과는 달리 백화점은 가을 정기세일 첫 주말에도 한산했다.

신세계백화점 신관 1층 내부 (사진=백승윤기자)

실제 이날 백화점 대부분 매장 분위기는 조용했다. 매장 곳곳에 브랜드 세일을 알리는 포스터가 부착됐지만 매장에는 손님이 많지 않았다. 매장을 지키는 직원이 자리에 앉아 휴대폰을 보거나 매장을 청소하는 등 한가로운 모습이었다.

롯데백화점 지하 1층 내부 (사진=백승윤기자)

인근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역시 분위기는 비슷했다.

세일 기간 가장 많은 방문객이 몰리는 1층 화장품 매장에 들어서자 직원들의 눈길이 기자에게 쏠렸다. 매장들은 각각 최대 30%까지 세일을 한다는 팻말을 내걸었지만 상품에 관심을 갖는 고객보다 판매 직원이 더 많았다. 

롯데백화점 지하 1층 내부 (사진=백승윤기자)

지하 1층 가방 판매 직원 B씨는 한숨을 쉬며 "공휴일인데도 사람이 없다"며 "이번 가을 정기세일이 제일 조용히 지나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하 1층 푸드코트는 그나마 손님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쇼핑백을 든 손님보다는 점심 한끼를 해결하려는 고객들이 대부분이었다. 

2층 여성복 매장에 올라서자 쇼핑객은 현저히 줄었다. 넓은 매장에 고객이 없으니 매장 직원들은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남성복 매장은 더 심각했다. 5층 남성복 매장을 한 바퀴 돌았지만 매장을 돌아다니는 손님을 마주치기조차 힘들었다.

백화점은 정기세일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산했다. 다수의 매장에는 손님이 아예 없었다. 그나마 몇몇 매장에 3~4명의 손님들이 보일 뿐이었다. 

롯데백화점 디올매장 (사진=백승윤기자) 

다만 명품의 인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샤넬, 루이비통 등 일부 프리미엄 명품 매장에는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코로나19로 지갑 사정이 팍팍해진 사람들이 늘어난 가운데 '보복성 소비'가 소비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베블런 효과' 때문"이라며 "(더불어)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최저가 혹은 초고가 상품만 잘 팔리는 양극화 소비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인기를 얻으며 호실적을 내고 있는 것도 이런 소비심리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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