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1.10.06 13:22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사진=제프 베이조스 SNS 캡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사진=제프 베이조스 SNS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미국의 '슈퍼 리치'들은 오히려 재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자산 2000억달러를 넘어서며 세계 부자 1위 자리를 지켰다.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5년 만에 처음으로 부자 순위에서 밀려났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5일(현지시간) '2021년 포브스 400대 미국 부자' 명단을 공개하고 이들의 총자산이 전년 대비 40% 증가한 4조5000억달러(약 5345조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400대 부자의 총자산 증가는 코로나19 사태가 원인이 된 것으로 지목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세계 인구 99%의 소득이 감소하면서 1억6300만명이 빈곤 계층으로 내몰린 것으로 집계했다.

이처럼 빈곤층이 늘어나는 동안 지난 2년간의 미국 증시 호황으로 슈퍼 리치들의 금융 자산은 크게 늘어났고, 부동산 역시 상승세를 타고 이들의 재산을 늘렸다.

세계 부자 1위는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다. 베이조스는 작년보다 220억달러 늘어난 2010억달러(약 238조7000억원)의 순자산으로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포브스 부자 순위에서 개인 자산이 2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베이조스가 처음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905억달러(약 226조2000억원)로 베이조스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2위로 뛰어올랐다. 테슬라 주가 급등에 힘입어 자산을 세 배 가까이 불린 덕분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3위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페이스북 주가는 지난 1년간 63% 치솟았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세기의 이혼' 여파로 4위로 밀려났다. 빌 게이츠가 '톱2'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약 30년 만에 처음이다. 반면 게이츠와의 이혼 과정에서 주식을 넘겨받은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는 추정 자산 63억달러(약 7조5000억원)로 158위에 랭크되면서 처음으로 400대 부자 순위에 포함됐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나란히 5위, 6위에 올랐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8위를 기록했다.

아시아계로는 린빈(林斌) 샤오미 공동 창업자(84억달러·94위), 김범석 쿠팡 창업자(52억달러·206위)가 포함됐다. 포브스는 이들이 모두 미국 시민권자라고 전했다.

포브스는 올해 순위에 처음으로 진입한 44명의 '신입 부자' 중 가상화폐 기업가들에 주목했다. 가상화폐 산업을 이끄는 젊은 기업인들이 대거 순위권에 든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 CEO는 올해 29세로 최연소 부자가 됐다. 지난 4월 상장한 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공동 창업자인 브라이언 암스트롱과 프레드 어삼도 신규 진입에 성공했다. 여기에 유명 가상화폐 투자자인 캐머런 윙클보스와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 등이 가세하면서 지난해 1명에 불과했던 가상화폐 관련 '슈퍼 리치'는 올해 7명으로 불어났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부동산 가치가 하락한 탓에 25년 만에 처음으로 포브스 400대 부자 순위에서 밀려났다.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역시 400위 안에 들지 못했다.

400대 부자에 포함된 여성 숫자는 작년과 똑같은 56명이었다. 미 최고 여성 부자의 타이틀은 월마트 상속인인 앨리스 월턴이 7년 연속 거머쥐었다.

한편 올해 순위는 지난 9월 3일 기준으로 주가 등 자산 평가액을 기준으로 매겨졌다. 당시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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