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10.13 13:49

활동성 은하핵 '3C84'의 '전파엽' 탄생 순간 관측…블랙홀 제트와 주변물질 상호작용 비밀 풀 증거

3C 84 제트 전체의 전파 이미지. 중심핵은 초거대블랙홀 최근접 지역에서 제트가 생성되는 곳에 해당하고, 약 4광년의 거리에 있는 열점은 전파엽속의 가장 밝게 빛나는 부분이며, 제트의 끝에 있다. (사진제공=천문연구원)
3C 84 제트 전체의 전파 이미지. 중심핵은 초거대블랙홀 최근접 지역에서 제트가 생성되는 곳에 해당하고, 약 4광년의 거리에 있는 열점은 전파엽속의 가장 밝게 빛나는 부분이며, 제트의 끝에 있다. (사진제공=천문연구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한국, 일본, 미국, 이탈리아 4개국 국제 공동연구팀이 활동성은하핵 '3C 84'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제트 분출로 만들어진 전파엽 탄생의 순간을 관측했다.

전파엽이란 활동성 은하핵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분출된 고에너지의 제트가 주변의 고밀도 가스와 격렬하게 충돌하며 만드는 거대 규모의 빛나는 영역을 말한다.

초대질량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질량의 수십만 배에서 수십억 배에 이르는 가장 큰 유형의 블랙홀이다. 거의 대부분의 은하의 중심에 초대질량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은하의 경우, 초대질량 블랙홀은 궁수자리 A*의 위치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질량이 태양 질량의 410만 배에 달한다. 250만 광년 떨어져있는 안드로메다 은하는, 중심에 우리 은하의 중심 블랙홀보다 훨씬 큰 태양 질량의 1억1000만 배에서 2억3000만 배 정도 되는 블랙홀을 가지고 있다. 2011년 12월 5일, 천문학자들은 지금까지 발견한 것 중 가장 큰 초대질량 블랙홀을 찾았는데, 머리털자리 방향으로 3억 3600만 광년 떨어져있는 NGC 4889의 중심 블랙홀이 바로 그것이다. 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210억 배이다.

보통 활동성은하핵 양쪽에 위치한 대칭 구조이며 전파 파장에 해당하는 빛이 나뭇잎 모양으로 형성되어 '전파엽'이라 부른다. 보통 그 크기가 은하 자체보다 훨씬 크다.

천문연의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일본국립천문대의 일본우주전파관측망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7개의 전파망원경으로 구성된 한일공동 우주전파관측망(KaVA)을 활용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활동 은하 3C 84의 5년간의 장기 정밀 전파관측을 통해 밝혀냈다.

관측 결과 3C 84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분출된 제트 끝 지점의 열점이 돌연 2016년 7월부터 2017년 말까지 약 1년 동안 움직임을 멈췄다. 

2018년부터 열점과 그 주변의 전파엽이 다시 움직임을 시작하다 이후 열점은 사라지고 전파엽의 모양은 일그러지며 밝기 역시 감소했다.

연구진이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현상은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분출된 제트가 주변의 고밀도 가스와 격렬하게 충돌하며 활동성은하핵의 전파엽 진행과 성장 과정에 큰 영향을 주는 것임을 밝혀냈다. 3C 84는 지구에서 약 2억 3000만 광년 떨어진 페르세우스자리 은하단의 중심부에 있는 활동 은하이다. 

김기태 전파천문본부장은 "관측 결과를 토대로 중국, 이탈리아 전파망원경까지 추가로 결합해 더욱 향상된 해상도의 초대형 동시 관측망을 활용해 활동성은하핵의 진화 과정을 지속해서 밝혀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일공동 우주전파관측망 (사진제공=천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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