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0.21 10:18

"유동규의 2시간 통화 대상은 이재명의 완전한 복심...'나 버리면 당신도 타격' 전했을 듯"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 (사진=원희룡 전 제주지사 페이스북 캡처)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 (사진=원희룡 전 제주지사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21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체포 당시 극단 선택'을 언급한 것에 대해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고 진단했다. 

원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후보가 말한 의도는 1년 전부터 (유동규 전 본부장이) 자기와 멀어졌기 때문에 측근으로 연결시키지 말아라 해서 자기는 빠져나가려는 것이고 그 돈의 성격에 대해 묻지도 않은 걸 가지고 얘기를 했다"고 꼬집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배임 및 뇌물 혐의로 구속됐다. 

이 후보는 앞서 전날 국회 국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가 들은 바로는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당시에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부터 이혼 문제 때문에 집안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고 진술했다.

이어 "그래서 유 전 본부장이 침대에 드러누워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들어보니까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에 380억원을 출연해달라고 해서 제가 거부한 이후에는 지난해 12월에 사표를 던지고 나갔고 그 후로 연락한 적이 없다. 이번 대선 경선에도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피력했다.

이에 원 후보는 "이 후보와 유 전 본부장이 거리가 멀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내 오른팔이었는데 (유동규가) 경기도 관광공사 사장도 이제 그만뒀다. 이것은 이 후보의 지금의 위치에선 지금의 측근들이 중요해진 것인데, (유 전 본부장은) 자신의 측근번호가 두 자리 정도는 되는 줄 알았는데 (자신의) 대기번호가 네 자리 내지는 다섯 자리인 것을 알고 멀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우리 집안에서 갑자기 내 서열이 밀리면 밥 안 먹고 하는 경우도 있고 수면제 먹고 문 닫고 이런 수도 생기는 것"이라며 "그런데 그 부분을 노출시킨 게 이재명 지사의 치명적인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사춘기 소년이 떼 쓴 것이 아니고 토사구팽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자기의 시위"라고 진단했다.

'굳이 이 후보가 그것을 말해서 얻는 이익이 뭔가'란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이 자살하기 위해 약을 먹고 누웠다는 것을 김남국 의원은 언론 보도를 보고 (이 후보가) 알았을 거라고 하는데 유 전 본부장이 휴대전화를 던지기 전에 2시간 동안 통화를 했다"고 에둘러 말했다.

원 후보는 "분당 개발에 있어서 모든 걸 총대를 매고 악역을 다했던 유동규라는 사람이 지금 청와대로 가려는 캠프가 거대하게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자기를 (이재명 지사가) 지켜주려고 해도 자기가 뇌물 받은 것까지 나온 상황에서는 토사구팽될 수밖에 없는 그 상황에 처해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럼 이 과정에서 과연 내가 주군이라고 생각하는 이재명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라며 "거기에서 이재명 후보의 뜻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중간연결자만이 (유동규의) 통화 대상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한 "(그 대상은 이재명의) 완전한 복심이다. 통화를 해서 유서를 쓰고 자살하거나 '나를 버리면 당신도 타격을 입는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어느 정도의 위협 사격의 강도를 어느 정도 높일지를 갖고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 그것을 달래야 하는 상황"이라고 추론했다.

지난달 29일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창밖으로 휴대전화를 던졌다. 2시간 동안 문을 열어주지 않은 유 전 본부장은 이 시간 동안 누군가와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후보는 "통화한 사람이 누군지도 알고 복심이면서 유 전 본부장까지도 잘 알고 달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확언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제보가 있다는 것까지는 공개할 수 있는 팩트다. 그게 누구냐, 그 사람 출연시킬 수 있냐하는 것까지는 안 된다. 나도 보호를 해야 되니까"라고 말을 아꼈다. 

더불어 "확신할 때는 근거가 있다"며 "(제보 한 사람은) 전화하는 걸 옆에서 본 사람"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화 내용은 모른다. 전화하는 걸 봤다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원 후보는 끝으로 "이 후보가 실수한 것은 유 전 본부장이 자살하려고 약을 먹고 누워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라는 점에 의문이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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