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10.21 18:19

위성 모사체는 속도 미달로 정상 궤도 진입 실패…2030년 '달착륙' 탄력 받게 돼

누리호가 나로우주센터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발사되고 있다. (사진= 누리호 홈페이지 영상 캡처)
누리호가 나로우주센터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발사되고 있다. (사진= 누리호 홈페이지 영상 캡처)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하지만 위성 모사체는 속도 미달로 정상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21일 오후 5시 누리호가 나로우주센터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창공으로 힘차게 발사됐다.

발사 2분여 뒤 1단 로켓이 분리됐고, 4분에는 누리호에 실린 위성모사체를 보호하는 덮개 '페어링'도 분리됐다. 이어 2단 엔진 정지, 3단 엔진 점화가 확인됐다. 5시 6분에는 비행 고도 500㎞, 5시 8분엔 비행 고도 600㎞를 돌파했다. 

오후 5시 12분엔 누리호 3단 엔진 정지가, 5시 15분에는 위성모사체가 정상 분리까지 파악됐다.

최종 확인결과 위성모사체가 속도가 미달해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누리호 발사 결과 브리핑에서 "오늘 오후 5시 발사된 누리호의 전 비행 과정이 정상적으로 수행됐다. 다만 위성 모사체가 700㎞의 고도 목표에는 도달했으나 모사체가 초당 7.5㎞의 목표 속도에는 미치지 못해 지구 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탑재체가 궤도에 안착하지 못한 것은 3단에 달린 7톤급 액체엔진의 작동이 목표대로 521초동안 연소되지 못하고 475초만에 조기에 종료돼, 마지막 순간에 충분한 속력을 얻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누리호는 1단, 2단 분리를 정확하게 해내고, 위성분리까지 정상적으로 해내 로켓 발사 자체는 성공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번 발사는 성공 확률이 30% 정도로 낮았다. 

누리호 발사과정을 참관한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우리 독자 기술로 초정밀 고난도 우주 발사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라며 "누리호가 로켓 분리까지 차질 없이 이뤄졌지만 목표에 완벽히 이르진 못했다. 내년 5월 발사에서는 성능 검증 위성을 목표 궤도에 정확히 쏘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누리호 개발사업은 2010년 3월부터  진행된 12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다.

총 1조9572억원이 투입됐으며 연구인력은 250명에 이른다.

누리호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투입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다.

최대 직경이 3.5m로 길이·중량은 47.2m·200톤, 탑재중량은 1500㎏에 달한다. 1단은 75톤급 액체엔진 4기를 묶어 사용하며 2단은 75톤급 액체엔진 1기, 3단은 7톤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다. 

2022년 5월 2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세계 7대 우주강국 반열에 올라섰다. 우리나라 자력으로 위성을 발사해 우주 수송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현재 자력발사 능력 보유국은 9개국이다. 러시아(1957년), 미국(1958년), 유럽(프랑스 등 1965년), 중국·일본(1970년), 인도(1980년), 이스라엘(1988년), 이란(2009년), 북한(2012년)이 자력 발사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실용급(무게 1톤 이상) 위성 발사가 가능한 국가는 6개국으로 더 줄어든다. 이스라엘과 이란, 북한은 300㎏ 이하 위성의 자력발사 능력을 보유했다. 

누리호는 무엇보다 설계와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모든 과정을 우리 기술로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발사대도 독자 기술로 구축했다. 

지난 2013년 1월 30일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는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 개발했다. 특히 핵심기술인 1단 발사체는 러시아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국내 관련기업의 기술력을 쌓았다. 참여한 기업만 국내 300여개사에 이른다. 

엔진총조립은 한화 에어로스페이스가, 추진기관 공급계는 삼양화학과 하이록코리아, 네오스펙 등이 각각 나섰다. 구조체인 탱크 및 동체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두원중공업 에스앤케이항공 이노컴 한국화이바 데크항공이, 발사대 설비구축에는 현대중공업과 한양이엔지, 제넥, 건창산기가 동참했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2030년 달착륙 도전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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