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11.01 17:36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소형 SUV 코나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소형 SUV 코나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내수는 물론이고 수출까지 모두 하락세를 보이며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총 판매량은 54만8192대로 전년 동월보다 22.2% 감소했다. 

내수와 수출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감소한 10만6434대, 22.4% 줄어든 44만1768대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부터 지속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최근 동남아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금 극심해지면서 르노삼성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판매량 감소를 겪었다.

우선 현대자동차는 지난 10월 국내 5만7813대, 해외 24만9226대 등 전년 동월 대비 20.7% 감소한 30만7039대를 판매했다. 각각 국내 판매는 12.0%, 해외 판매는 22.5%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달도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및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각 권역별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가는 한편 빠른 출고가 가능한 모델을 우선 생산하는 등 생산 일정 조정을 통해 공급 지연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는 국내 3만7837대, 해외 18만35대 등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한 21만7872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는 21.2%, 해외는 18.4% 감소한 수치다.

차종별 실적은 스포티지가 3만174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으며, 셀토스가 2만7468대, K3(포르테)가 1만6627대로 뒤를 이었다.

한국지엠은 국내 5개 업체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내수 2493대, 수출 4382대를 포함해 총 6875대를 판매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칩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의 여파로 국내외 총 판매량이 전년 동월보다 78.1% 급감했다. 내수와 수출은 각각 64.7%, 82% 줄었다.

르노삼성차는 내수 5002대, 수출 6625대로 전년 동월 대비 54.3% 늘어난 총 1만1627대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내수 판매는 30% 감소했으나, 수출이 1590.1% 급증해 유일하게 전체 판매량이 증가했다.

특히 르노 그룹의 부품 우선 공급 정책에 힘입어 XM3의 수출 차량이 안정적으로 생산되며 4819대가 선적된 것이 이번 실적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형 SUV QM6는 10월 한 달 간 전월 대비 23.1% 증가한 총 3487대가 판매되며 르노삼성자동차의 10월 내수 판매 실적을 이끌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11월부터는 XM3를 비롯한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내수 차량의 정상 생산도 가능할 예정"이라며 "현재 1300명에 이르는 XM3 대기 고객 물량은 물론, 11월 중 계약 고객들 차량에 대해서도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 전 연내 출고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쌍용자동차의 10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가량에 머물렀다.

쌍용차는 지난 10월 내수 3279대, 수출 1500대를 포함 총 4779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밝혔다.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의 국내외 시장 호평과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에 따른 생산 차질로 총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53.1% 감소했다. 각각 내수는 56.9%, 수출은 42.0% 줄었다.

특히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 되면서 쌍용차의 내수 및 수출 포함 적체 물량만 1만2000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수는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 약 5000여대를 포함 총 7000여 대의 출고 적체를 보이고 있으며, 수출 역시 5000대가 넘는 백 오더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상품성 개선 모델의 호평과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출고 적체가 심화되고 있다"며 "부품 협력사와의 공조를 통한 부품 추가 물량 확보 및 효율적인 생산라인 운영을 통해 출고 적체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9월부터 동남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기는 했지만, 반도체 수급 불균형 상황이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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