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승윤 기자
  • 입력 2021.11.03 11:29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3일 오전 사내방송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2023 중기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CJ그룹)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3일 오전 사내방송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2023 중기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CJ그룹)

[뉴스웍스=백승윤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문화, 플랫폼, 건강, 지속가능성 등 4대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향후 3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중기 비전을 제시했다. 최고인재 육성과 일문화 혁신을 최우선으로 추진해 미래 혁신성장을 이룰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이날 동영상을 통해 전 임직원에게 이런 내용의 중기 비전을 설명했다. 이 회장이 사업비전에 대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직접 설명한 것은 2010년 '제2도약 선언' 이후 처음이다.

이 회장은 CJ의 현재를 '성장 정체'로 규정했다.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과감한 의사결정에 주저하고 인재를 키우고 새롭게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해 미래 대비에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CJ는 1995년 '독립경영' 이후 4대 사업군(식품&식품서비스, 바이오&생명공학,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신유통&물류)을 완성해 국내 유일한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3~4년새 국내외 플랫폼기업들의 영역확장과 기존 산업 내 경쟁 격화로 과거에 비해 성장속도가 더뎌지고 있다.

이 회장은 CJ가 4대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조직 내 유·무형의 역량을 집중하고, 최고인재들이 오고 싶어 하는 일터를 만들어 제3의 도약을 이룬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그는 "CJ는 트렌드 리딩력, 기술력, 마케팅 등 초격차역량으로 미래 혁신성장에 집중하고, 최고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조직문화를 혁명적으로 혁신하여 세계인의 새로운 삶을 디자인하는 미래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CJ가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제시한 엔진은 '컬처·플랫폼·웰니스·서스테이너빌러티' 4가지다.

이 회장은 "(CJ 각 계열사들은) 컬처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존 사업의 글로벌 및 디지털 확장을 가속화하고, 기본 정신과 철학으로 웰니스와 서스테이너빌러티, 즉 모두가 잘 사는 것과 공정·갑질불가·상생은 기본이고 세계적 흐름인 ESG에 기반한 신사업으로 미래 혁신성장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컬처 분야에서는 CJ가 만드는 음식, 음악, 영상 콘텐츠, 뷰티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와 제품을 세계인이 즐기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를 중심으로 만두·치킨·K소스 등 글로벌 전략제품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은 스튜디오드래곤에 이어 장르별 특화 멀티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플랫폼에서는 CJ 계열사가 보유한 디지털 플랫폼, 물류 인프라 등을 토대로 데이터 기반 고객중심 경영을 가속화해 디지털 영토를 확장하고, 장기적으로 CJ만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슈퍼 플랫폼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티빙은 2023년 가입자 800만명 돌파를 목표로 네이버, JTBC 등 파트너사들과 함께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한편 아시아, 미주 등 주요 국가에 서비스를 진출시켜 글로벌 K-콘텐츠 열풍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국내 이커머스 산업의 '핵심 동반자' 지위를 강화해, TES로 대표되는 물류기술을 기반으로 풀필먼트 서비스 확대와 새로운 라스트마일딜리버리(LMD) 시장 선도에 나선다.

CJ ENM 커머스부문은 라이브커머스 역량을 강화해 홈쇼핑을 넘어 버티컬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CJ올리브영은 글로벌 K-뷰티 전문 플랫폼 지위를 굳힌다.

웰니스는 CJ제일제당의 기존 건강기능식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차세대 치료제 중심 레드바이오를 확장하여 궁극적으로 개인맞춤형 토탈 건강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한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천랩’을 인수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며,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 진출도 추진 중이다.

서스테이너빌러티에서는 친환경·신소재·미래식량 등 혁신기술 기반의 지속가능한 신사업을 육성하고 미래 탄소자원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한다. CJ제일제당은 세계 최초로 제품화에 성공한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PHA) 전용 생산공장을 인도네시아에 연내 완공하고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비건' 트렌드에 대비할 대체·배양육 분야 기술확보를 위한 글로벌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CJ관계자는 "4대 성장엔진은 '건강, 즐거움, 편리'라는 기업가치의 연장선에서 트렌드를 반영한 사업방향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 초점이라는 사실을 구성원은 물론 고객과 투자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기업인수, 신규투자 조치가 곧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CJ는 C.P.W.S가 사업의 발전방향을 포괄하지만, 이에 포함되지 않아도 IT, BT분야에서 새로운 기회가 있다면 사업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CJ는 이 같은 4대 엔진 중심의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2023년까지 총 10조원이 넘는 투자에 나선다. 브랜드, 미래형 혁신기술, AI·빅데이터, 인재 등 무형자산 확보와 AI 중심 디지털 전환에 3년간 총 4조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