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11.05 06:00

아이오닉 5, 보조금 혜택 고려 시 내년 말에야 뽑을 수 있어…울산공장, 특별연장근로 인가 신청

현대자동차의 소형SUV 코나가 울산공장 생산라인에서 조립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의 소형SUV 코나가 울산공장 생산라인에서 조립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현대자동차 일부 차종을 받으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부족에 비교적 잘 대응했던 현대차도 수급난 장기화에 점차 출고가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주력 차종인 '아반떼'의 출고 기간이 평균 5개월 가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베뉴', '벨로스터', '스타리아'도 차량 출고까지 5~6개월이 소요된다. 지금 당장 차량을 계약하면 내년 4월 이후에나 차량을 받을 수 있다는 소리다.

특히 투싼의 경우 언제 차량이 출고될지 당장 장담하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 투싼을 계약했는데 아직까지 차량을 받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며 "현 시점에서 차량을 계약하면 차량을 인도받기까지 1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차량도 대부분 차종의 출고 기간이 통상 6개월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출고까지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5~6개월, '코나 하이브리드'와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6~7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현대차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는 주문이 밀려있는 것과 더불어 올해 전기차 보조금이 대부분 소진된 가운데 오는 3월부터 진행되는 2022년 보조금 혜택을 고려하면 내년 말에야 차량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차량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한 소비자는 "계약 당시 3개월이면 나온다고 했는데 출고가 계속 늦어지더니 지금은 6개월 이상을 기다리라고 한다"며 "자영업자라 생계형으로 쓴다고 계약한 건데 계속 늦어지니 답답한 마음"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은 중간에 계약이 취소되면서 주인이 없어진 일명 '취소차'를 기다리거나, 대리점 등에 전시됐다가 구매 물량으로 풀린 '전시차'라도 계약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취소차나 전시차를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카마스터들도 신차 출고가 워낙 오래 걸리는 탓에 차종을 정하면 일단 취소차·전시차를 잡는 것을 고객에게 추천하고 있지만 요새는 그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발생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최근 동남아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금 심각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까지 판매량 감소 없이 반도체 이슈에 비교적 잘 대응했던 현대차도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그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 46.5% 증가하며 상승곡선을 그리다 3분기 들어 9.9% 감소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아울러 지난 10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20.7% 줄어든 30만7039대 판매에 그쳤다.

반도체 수급난이 특히 극심했던 지난 9월에는 아산공장의 가동을 총 2차례(총 6일)나 중단한 바 있다.

더욱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 여파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 주문 적체가 당장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난달 26일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동남아 지역 코로나 확산세가 9월을 넘어가면서 둔화되고 있음에도 반도체 업체의 라인 정상화까지는 추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4분기에도 공급 차질이 이어지고, 내년까지 일부 영향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는 4분기에는 지난 3분기보다는 상황이 다소 나아질 것이란 예측이다. 현대차는 "올해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생산일수 증가, 반도체 수급 일부 개선 등 영향으로 도매판매가 3분기 대비 약 15~20% 증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 2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울산공장의 특별연장근로 인가를 신청했다. 특별연장근로는 업무량 급증 등 특별한 상황에서 근로자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 인가를 거쳐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로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올해 4분기 생산량을 최대한 늘려 주문 적체를 해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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