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05.13 11:18
▲ <사진출처=YTN뉴스 캡처>

방조제 시신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13일 오전 피의자 조성호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살인과 시신 훼손, 유기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결정했다. 

다음은 이재홍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장의 브리핑 전문이다.

<조성호 살인사건 수사 결과>

단원경찰서 수사본부에서는 인천소재 모텔 종업원으로 함께 일하면서 만나 같이 거주하던 피해자 C 씨를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한 후 대부도에 유기한 피의자 조성호를 살인, 사체손괴 유기 등의 혐의로 오늘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피의자 조성호는 지난 4월 12일 근무하던 회사에서 미리 망치를 가져와 범행 장소인 주거지에 은닉했다가 다음 날 새벽 1시 경 잠을 자던 피해자를 망치로 내리쳐 살해하고 사체를 주거지 욕실에 방치해오던 중 냄새로 인해 발각될 염려가 있다고 판단, 주거지 내에 있던 칼을 이용하여 상반신과 하반신을 절단한 후 안산시 대부도 내 2개 장소에 나누어 유기한 혐의입니다.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 조성호는 피해자로부터 3월 말 이후 모욕적인 말과 욕설을 반복적으로 들었고 그중에는 심지어 자신의 부모를 향한 내용도 포함돼 있어 이에 대한 악감정을 쌓아오던 중 살해 당일에도 술을 마시고 뒤늦게 들어온 피해자가 평소와 같이 욕설을 하고 잠이 들자 미리 준비한 망치로 살해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피의자는 검거 직후 우발적 범행이라며 거짓진술을 계속했으나 국과수 부검 소견, 주거지 내 혈흔 형태 등 과학적 증거자료를 토대로 경찰이 집요하게 추궁하자 범행에 사용한 망치를 미리 준비했으며 살해 시점도 피해자 생활 패턴을 고려하여 결정했다고 자백했습니다. 이에 따라 본 건 범행은 사전에 계획된 범죄임을 확인했습니다.

피해자와의 관계입니다. 피의자는 지난 1월 21일부터, 피해자는 1월 24일부터 인천 부평구 소재 모텔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하면서 알게 된 사이로 주거비용 절약 등 경제적인 이유로 2월 26일 피해자 명의로 인천 연수구 소재 원룸을 계약하여 함께 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살해 동기입니다. 피의자는 피해자와 함께 거주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사이가 나쁘지 않았으나 3월 중순경부터 청소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자주 욕설을 들었고 특히 3월 30일에는 주거지 인근 호프집에서의 언쟁으로 피해자가 피의자에게 집을 나가라고 요구하면서 사이가 악화되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후 피의자뿐만 아니라 피의자의 부모에 대한 피해자의 모욕적인 말과 욕설이 반복되자 피해자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자백했습니다. 디지털 포렌식 분석 결과를 통해 확보한 두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주고받는 문자의 내용을 통해서도 3월 30일 이후 급격하게 관계가 악화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피의자는 2014년 사업 실패로 인해 생긴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피해자가 자신의 부모에게까지 심한 욕설을 하거나 자신을 무시하자 그동안 누적된 분노의 감정이 폭발하여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범행 과정입니다. 피의자는 범행 전날인 4월 20일 20시경 회사에서 퇴근하면서 공구함에 있던 망치를 주거지로 가져와 냉장고 뒤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두었고 같은 날 일찍 퇴근하여 먼저 잠이 든 상태에서 밤늦게 술을 마시고 들어온 피해자가 잠을 자던 피의자에게 너 같은 놈을 낳아준 부모 다 똑같다. 내 눈에 보이면 모두 쳐 죽이겠다는 등 심한 욕설을 하며 제차 괴롭히자 피해자가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4월 13일 01시경 준비해 두었던 망치로 안면부를 수회 내리쳐 살해했습니다.

범행에 이용한 망치는 4월 13일에 다시 회사에 갖다놓았다 하여 5월 7일 망치를 수거하여 국과수에서 감정한 결과 피해자의 유전자가 검출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에 경찰은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해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해 보관해 두었고 도구를 준비한 시점이 모텔 종업원으로 24시간 교대로 일하는 피해자가 쉬는 날 주거지에서 잠을 잠드는 생활 패턴까지도 고려한 점, 뒤늦게 귀가한 피해자가 잠이 들기를 기다렸다가 미처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살해한 점에 비추어피의자은 살해의 수단과 시기를 미리 계획했던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사체 훼손 부분입니다. 피의자는 피해자를 살해 후 이불에 싸서 화장실로 즉시 옮겨 방치하였으며 4월 16일 의정부 소재 본가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돌아와 보니 사체가 부패해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을 발견하고 발각될 염려도 있고 무섭기도 하여 사체를 유기하기로 결심하였고 4월 17일 저녁 6시경부터 주거지 내에 있던 주방용 식칼을 이용하여 사체를 버리기 쉽도록 상, 하반신으로 분리하는 방법으로 훼손하기 시작하여 4월 26일까지 약 열흘간에 걸쳐 지속하였고 훼손 과정에서 부피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일부 피부 조직과 장기를 피해자의 혈흔이 묻어 있는 의류와 함께 종량제봉투에 담아버렸으며 훼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크기가 작은 장기 일부는 배수구를 통해 흘러가도록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사체 유기 부분입니다. 4월 26일 15시 40분경 사체를 유기할 목적으로 구입한 마대자루 4개 중 2개에 사체를 나누어 담은 후 같은 날 23시 50분경 렌터 차량을 이용해서 4월 27일 01시경부터 02시 사이에 대부도 내 불도방조제 인근과 방아머리 선착장 부근 풀숲에 각각 유기하였습니다. 사체 유기장소를 대부도로 정한 이유는 주거지에서 비교적 가깝고 영화 촬영차 4차례 가본 적이 있으며 심야시간대에는 사람의 왕래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진술했습니다.

유기 장소 주변 CCTV 영상, 렌트 차량의 동선, 핸드폰 기지국 위치 등 자료를 종합해 볼 때 유기장보 사전 답사는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사체 유기 장소로 이동 시 촬영된 방범용 CCTV 영상에는 차량과 차량을 피의자 혼자 운전하는 것이 확인되고 두 사람 간 통화 내역과 예금계좌 거래내역 분석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범행에 가담한 공범은 확인할 수 없어 이번 사건을 피의자의 단독 범행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유기 장소 주변 치안 강화 대책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포함하여 대부도 시화호 인근 주민의 치안 불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하여 치안 강화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우선 안산시와 협의하여 대부도와 시화방조제에 CCTV 40대를 연내 설치하기로 하였고 시흥시와는 시화호 주변 취약지를 선정해 CCTV 15대를 확대 설치하는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방범시설이 완비될 때까지 시화방조제 구간에는 전용 순찰차 1대를 배치 야간 순찰을 강화할 예정이며 대부도 불도방조제 삼거리에는 초소를 운영하면서 검문검색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상 브리핑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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