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1.16 10:09

윤건영 "차별화는 마이너스 정치…대선 승리 위해선 '플러스 정치' 돼야"

이재명(오른쪽)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이재명(오른쪽)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측이 문재인 대통령 정책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주로 경제·부동산 정책에서 문재인 정권과 선긋기를 하는 양상이다. 

이 후보의 이 같은 행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 교체론이 정권 유지론보다 상당한 격차로 높게 나오는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5일 이 후보는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약 20분 간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정책에 대해 비판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홍 부총리를 정조준 해 "국가 경제 총량은 좋아졌다지만, 서민 경제는 얼마나 어려운지 현장에서 체감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지역화폐 관련 정책은 이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서는 올해 기준 1조2522억원에서 내년 2403억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정부서울청사 앞 시민단체 '지역화폐·골목상권살리기 운동본부' 농성 현장에서 "서민 경제를 눈으로 봤다면 만행에 가까운 예산 편성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탁상행정 때문에 기재부의 예산권한 분리나 해체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지난 14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소에선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구조조정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 선박을 조기 발주하는 약속은 지켰지만, 결과를 못 만든 데 대해서는 문제 제기하고 책임 묻는 것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 후보가 약속을 안 지키는 게 너무 당연하게 돼 있어서 불안감이 있는 것 같다"며 "(저는)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를 두고 이 후보가 '청와대 책임론'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후보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너무나 많은 고통과 좌절을 안겨드렸다"면서 "'이재명 정부'에서는 높은 집값과 부동산 투기는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후보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청와대 일각에서는 불쾌한 기색이 감지된다. 일각에선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자 태도가 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당내 경선 당시에는 친문세력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낮은 자세를 보이다가 막상 대선 후보가 되자 친문세력과 선긋기에 나섰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이 후보의 이런 주장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하지만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서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아 꼬박 이틀간의 고민 끝에 겨우 이런 고백으로 글을 시작한다"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청년 정책 본격 추진을 위해 뼈대를 세우고 청년 정책을 제도화한 첫 정부"라고 강조했다. 

여권에선 "박 수석이 최근의 불편한 대통령의 심경을 대변한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놨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13일 공개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선후보 측이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 전략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차별화는 마이너스의 정치"라며 "저도 문재인 정부가 100%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잘한 것도 있고, 못한 것도 있다. 분명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잘한 것이 있다는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그러면서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는 것은 (이재명) 후보와 선대위의 몫이다.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선 플러스 정치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가 일정부분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점은 이해하지만, 혹여라도 도를 지나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적잖은 정치적 약점이 있는 후보이고 불만스런 구석도 많은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됐기에 당원들이 덮고 가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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