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1.16 15:34

"미래투자 강화한다면서 '어린이·청소년 예산 우선 삭감' 동의 어려워"

(사진=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 홈페이지 캡처)
(사진=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서울시는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예산을 125억에서 65억으로 전년 대비 절반을 삭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2013년부터 어린이·청소년의 행복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자치구가 공동으로 예산을 분담했던 대표적인 교육협력 사업으로 학교와 지역의 교육력을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3년 2개의 자치구 참여로 시작했던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2019년 서울의 25개 자치구가 모두 참여하는 교육사업으로 확장된 것도 아이들의 온전한 성장과 배움을 위해서는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자평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의 예산이 절반으로 삭감되면서 그동안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통해 운영된 ▲지역 자원을 활용한 학생 개별 맞춤형 학교교육과정 운영 ▲지역기관과 연계한 다양한 진로교육 및 방과후활동,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초등돌봄 ▲청소년 자치활동 및 동아리활동 등 어린이·청소년의 미래를 위한 교육 활동이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서울시가 서울시교육청과 25개 자치구에 예산 감액에 대한 사전 안내 없이 일방적으로 예산을 대폭 감액한 것은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에 대응투자를 해 온 서울시교육청과 25개 자치구 및 함께 한 마을주민들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이는 민·관·학 거버넌스 체제를 근간으로 운영되는 혁신교육지구 사업 철학에 위배되며 어렵게 만들어온 교육자치와 일반자치 협력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혁신교육지구 사업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의 행복지수가 참여하지 않는 청소년에 비해 높다는 것에서도 서울형혁신교육지구가 어린이·청소년의 행복한 삶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이는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이며, 우리의 미래에 대한 의미 있는 교육정책 투자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측에선 "서울시는 2022년 예산 편성을 하며, 역대 최대 규모인 44조원의 예산을 편성했다'며 "서울시는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도 코로나19로 무너진 민생을 회복하고 서울의 도약과 성장을 위한 미래투자를 강화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미래투자에 어린이·청소년 예산을 먼저 삭감하는 것에는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피력했다.

이어 "서울시의 예산삭감은 어린이·청소년 지원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사회 현실에서 유의미한 배움과 다양한 성장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온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으로 매우 아쉬운 결정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년 예산 편성 문제를 놓고 서울시의회와 샅바싸움을 하고 있는 것과 관계된 사안으로 읽혀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9월 13일 '서울시 바로세우기'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10년 간 민간보조금과 민간위탁금으로 지원된 금액이 무려 1조원 가까이 된다"며 "더욱 놀라운 것은 시민단체 지원이 소위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운영됐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임기제 공무원으로 서울시 도처에 포진해 위탁업체 선정부터 지도·감독까지 관련 사업 전반을 관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지난 1일 시민단체 지원 사업 예산을 1788억 원에서 46.5%에 해당하는 832억원을 삭감한 내용이 담긴 2022년도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의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어린이·청소년의 행복한 성장을 지원하는 혁신교육지구 사업의 정상적이고 원활한 운영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오세훈 시장이 지금이라도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갖는 의미를 재검토해 서울시교육청 및 자치구가 편성한 예산과 대응해 예산을 예년 수준으로 전액 복원하고 서울시교육청 및 25개 자치구와 맺어온 협력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서울시의 예산 삭감으로 혼란을 겪고 있을 25개 자치구의 어린이·청소년, 학부모, 지역주민, 교사, 담당 공무원들에게 사업의 일주체로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전하며 교육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교육주체들과 함께 최선의 방법을 강구해 갈 것임을 밝힌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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