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주진기자
  • 입력 2016.05.13 14:16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한국을 방문한다. 명목상 제주에서 열리는 한 포럼과 경주에서 열리는 유엔 DPI(공보국) NGO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지만, 새누리당 총선 참패 이후 처음 성사된 방문이어서 차기 대권 행보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25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일본으로 갔다가 오는 30일 경주에서 개막하는 '유엔 DPI(공보국) NGO콘퍼런스'에 참석한다. 고향인 충북 음성에는 방문하지 않을 예정이다. 

반 총장의 방한 소식에 정치권은 술렁이고 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오세훈·김문수·안대희 등 대선 잠룡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사실상 여권에서 기대해볼만한 주자는 반 사무총장으로 좁혀진 상태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 총장이 유일한 카드라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반 총장에 대한 반대 기류도 만만치 않다. 주로 비박계 진영의 입장이다. 반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보여주면서 주로 친박계와 소통하고 있다는 점 등이 비박계로서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입장에서도 반 총장 방한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방한으로 반 총장이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여권 내 핵심 세력과 소통할 경우 반 총장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하고 대선주자로서 점하고 있던 우위를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반 총장이 공개적인 대선주자 행보를 보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반 총장이 이번 방한 일정 동안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정치권과의 공개적인 만남은 삼갈 것으로 예상된다. 고향인 충북 음성을 방문하지 않기로 한 점도 이른바 ‘충청 대망론’을 섣불리 야기해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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