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11.21 08:30

증권가, 내년 1월 추가 금리 인상 예상…올해 성장률 4.0% 유지되면서 물가상승률 2.3% 상향 '유력'

이주열 한은 총재가 12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달 10월 12일 온라인으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5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개최해 연 0.75%의 기준금리를 논의한다. 현재 시장의 지배적인 의견은 0.25%포인트 인상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3월 1.25%에서 0.75%, 5월 0.50%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는 1년 8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8월 한은은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인상했다. 석 달 만에 추가 인상에 나서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소비 반등, 물가 오름폭 확대, 주택시장과 연계된 금융불균형 우려를 고려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인상 시그널을 거두지 않았다. 이 총재는 10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가면 다음 번 회의에서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고 국정감사장에서도 "예상하는 경제 흐름을 따라가면 11월에는 금리 인상을 해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11일 최근 경제에 대해 "글로벌 공급차질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했다"면서도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위드코로나로의 방역정책 전환에 힘입어 소비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경기가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 만큼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변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11월 인상 뒤 내년 1월 첫 금통위에서 추가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내년 첫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1월 14일로 예정돼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1.00%로 인상될 것"이라며 "11월 금통위는 기준금리 인상 결정 후 내년 1~2월 1.25%로 추가 인상 시그널도 함께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25일 금통위는 최근 높아진 물가 수준과 가계 부채 부담 증가 등을 고려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측면에서 기준금리를 높이면서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를 계속해서 확인할 것"며 "8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10월 금통위까지 계속해서 한은이 매파적 메시지를 전달한 점을 감안하면 1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1월까지 연달아 인상할 것을 사전 예고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사진·이미지제공=픽사베이)
(사진·이미지제공=픽사베이)

기준금리 결정과 더불어 이날 한은은 수정경제전망도 발표한다. 4.0%로 제시한 올해 성장률과 2.1%로 내다본 올해 물가상승률 등을 재조정할 예정이다.

우선 성장률 전망은 '경기가 기존 흐름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이 총재의 발언을 감안하면 4.0%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확진자 급증 등 방역상황을 고려해도 0.1%포인트 수준의 소폭 하락 조정 정도만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나라가 4.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소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KDI가 5월 전망보다 0.2%포인트 상향한 4.0%를 제시하면서 한은의 4%대 전망 유지 가능성도 기대된다. 

KDI는 성장률 전망 상향에 대해 "상방요인과 하방요인이 모두 존재했지만 종합적으로 봤을 때는 한 0.2%포인트 정도 상향 조정할 요인이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5월 전망 이후 2차 추경이 편성되고 집행되면서 상방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민간소비 부분을 상향 조정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이 해소되는 시점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더 장기화되면서 하방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제조업과 관련된 수출 부문을 하향 조정했고 원자재가격 상승 때문에 건설투자 쪽도 내렸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2.1%로 제시한 올해 물가상승률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4월부터 7개월 연속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넘어서고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2.3%를 기록하면서 2%대로 진입했다. 이후 5월(2.6%), 6월(2.4%), 7월(2.6%), 8월(2.6%), 9월(2.5%)까지 6개월 연속 2% 중반을 기록한 뒤 10월에는 3.2%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통신비 지원 기저효과 영향으로 3%를 돌파했다지만 10월 물가상승률은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입물가가 반 년째 상승하고 생산자물가가 12개월 연속 오르면서 소비자물가가 단기간에 2% 아래로 향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한은의 물가 전망 상향은 예정된 이벤트이다. 이미 한은이 지난 2일 "올해 연간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 수준인 2.1%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다. 현재 KDI,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투자 등 기관과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물가상승률을 2.1%에서 2.3%로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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