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11.24 19:00

내년 초 '인상' 시그널 관심…성장률 '유지'하되 물가 상승률 '상향' 불가피

이주열 한은 총재가 12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달 12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내일(25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어 연 0.75%의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 전망은 0.2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 올해 0.50%로 시작한 기준금리는 8월에 이어 11월에도 오르면서 1%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1%대를 기록하는 것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3월(1.25%) 이후 처음이다. 금통위는 코로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지난해 3월 0.50%포인트 '빅컷'을 단행한 뒤 5월 0.25%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이후 계속 동결하다가 올해 8월 0.25%포인트 올리면서 1년 3개월 만에 금리 인상이 시작됐다. 

이번 금통위에서 3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채권전문가 100명 가운데 90명(90%)이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10명만 동결을 예상했다. 인상을 전망한 전문가들은 "한은이 물가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금융불균형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시장 컨센서스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보다는 향후 금리 인상의 속도에 더 관심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주요 연구기관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며 "금리 인상을 결정함에 있어 만장일치일지, 금리 인상을 반대하는 소수의견이 나올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KDI는 지난 11일 '2021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지난 5월 전망보다 0.2%포인트 상향한 4.0%로 제시하면서 통화정책에 관해서는 "경기 회복과 물가상승세 확대를 감안해 완화적인 기조를 정상화하되 가파른 금리인상이 경기 회복을 지나치게 제약하지는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일에도 KDI는 '민간부채 국면별 금리인상의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고부채 국면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은 3분기에 걸쳐 경제성장률을 최대 0.15%포인트 하락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다만 현재 시장은 가계부채 급증, 집값 급등 등 금융불균형 해소를 위해 내년 1월이나 2월 중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1월 금통위는 기준금리 인상 결정 후 내년 1~2월 1.25%로 추가 인상 시그널도 함께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다음 인상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입'에 관심이 쏠린다. 이 총재는 금통위 결정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관련된 시그널을 시장에 일부 보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픽사베이)
(사진제공=픽사베이)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4.0%로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유지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되나 2.1%로 전망한 올해 물가상승률은 조정이 불가피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IB는 올해 우리 경제가 4%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BOA(뱅크오브아메리카) 4.3%, CE(캐피털이코노믹스) 4.1%, 골드만삭스 4.0%, JP모건 4.0%, 바클레이즈 3.9%, 노무라 3.9% 등 대부분 4% 내외에서 전망 중이다. 

3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시장은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고 재난지원금 지급 등 소비활성화도 기대되는 만큼 4분기 GDP가 전기 대비 1%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술적으로 4분기 GDP가 전기 대비 1.04% 이상 성장하면 올해 4%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 이에 한은의 성장 전망도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물가 전망은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이 달 초 "올해 연간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 수준인 2.1%을 넘어설 것"이라고 직접 언급하고 나섰고,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글로벌 공급병목의 영향과 함께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수요측 물가압력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 만큼 물가상승률 상향은 예정된 이벤트다. 이에 KDI,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투자 등은 한은이 올해 물가상승률을 기존보다 0.2%포인트 상향한 2.3%로 제시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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