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1.12.02 10:25

최소 1조 포기한 결정에 미국테니스협회 "매우 용기 있는 리더십" 지지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 (사진=펑솨이 페이스북 캡처)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 (사진=펑솨이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가 중국에서 열리는 모든 대회들의 개최를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장가오리(張高麗) 전 국무원 부총리에게 성폭행당한 의혹을 제기한 후 행방이 묘연해진 테니스 선수 펑솨이(彭帥)의 안전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WTA 투어 스티브 사이먼 대표는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WTA 이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로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서 열리는 모든 대회의 개최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펑솨이가 자유롭게 소통하지 못하고, 자신의 성폭행 의혹을 밝히는 것에 압력을 받는 곳에 우리 선수들이 가서 경기하도록 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은 펑솨이 의혹에 대한 검열을 중단하고 펑솨이가 간섭이나 위협을 받지 않고 안전하게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시즌 최종전인 WTA 파이널스를 2030년까지 개최할 예정이다. 이 계약 규모는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에선 WTA 파이널스 외에도 10개 안팎의 다른 대회들도 해마다 열린다. 때문에 WTA는 중국 대회 개최 보류로 최소 1조원을 포기하게 됐다.

WTA 투어의 결정에 미국테니스협회(USTA)도 "매우 용기 있는 리더십"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고, WTA투어보다 낮은 등급의 서킷 대회와 국가대항전, 아마추어 테니스 등을 관장하는 국제테니스연맹(ITF) 역시 2일 이와 관련한 논의를 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ITF 헤더 볼러 대변인은 "WTA는 자신들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꾸준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우리도 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35세인 펑솨이는 지난달 초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장 전 부총리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했으나 이후 이 계정이 사라지고 행방도 묘연해져 국제 사회에 큰 논란이 됐다. 이후 중국 관영매체들을 통해 펑솨이가 WTA 투어에 보낸 '성폭행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반박 메일과 최근 모습이 담긴 사진, 영상이 차례로 공개됐지만 펑솨이 안전에 대한 의혹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986년생인 그는 2013년 윔블던 테니스 대회 여자 복식 우승,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테니스 여자 단식 금메달, 2010년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테니스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딴 스포츠 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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