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2.06 15:18

추가수익, 경기도에 귀속 않고 '협의 대상'으로... '심사 당일' 운영대행사로 선정

지난 10월 5일 시민단체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이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 앞에서 경기도 지역화폐 대행사 'KONA I'라는 이름이 적힌 조형물 등을 이용해 대장동·지역화폐 특혜 의혹을 풍자·비판하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안남시'는 영화 '아수라'에서 나오는 가공의 도시다. 일각에선 과거에 급속한 개발을 통해 성장한 '안산'과 '성남'을 합성해 하나의 가공의 도시로 영화를 통해 재창조한 것이라는 설이 파다했다. (사진=신전대협 홈페이지 캡처)
지난 10월 5일 시민단체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이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 앞에서 경기도 지역화폐 대행사 'KONA I'라는 이름이 적힌 조형물 등을 이용해 대장동·지역화폐 특혜 의혹을 풍자·비판하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안남시'는 영화 '아수라'에서 나오는 가공의 도시다. 일각에선 과거에 급속한 개발을 통해 성장한 '안산'과 '성남'을 합성해 하나의 가공의 도시로 영화를 통해 재창조한 것이라는 설이 파다했다. (사진=신전대협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019년 '코나아이'와 맺은 경기도 지역화폐 사업협약서가 민간사업자에 수익을 몰아준 근거를 제공한 '대장동 협약서'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코나아이는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전자금융, 교통카드시스템, 스마트카드, 단말기 등 정산시스템의 개발과 도매를 주 업무로 하는 회사다. 경기도 지역화폐 운영대행사로 선정된 회사이기도 하다. 

주요 수익 배분을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갖지 않고 민간 사업자와 협의할 수 있도록 해 추가 수익이 민간으로 흘러들어 가게 해놓은 구조라는 뜻이다. 

최근 국회는 2022년도 예산안에 이른바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화폐 발행'을 위한 예산을 당초 6조원에서 30조원으로 증액한 상황이어서 '지역화폐 수익 분배 구조'가 첨예한 관심사로 떠오른 상태여서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더욱 더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 후보가 지난 2019년 1월 29일에 직인을 찍은 '경기도 카드형 지역화폐 플랫폼 공동운영대행협약서' 9조 3항에 따르면 코나아이는 지역화폐 인센티브, 정책 수당 등에 대한 정산 처리 절차 및 낙전수입, 이자 반납에 대해 시·군과 구체적으로 협의하도록 돼 있다. 

통상 낙전수입과 이자 반납을 시·군에 귀속되도록 한 다른 지자체와 달리 수익배분을 '협의 대상'으로 남겨놓은 것이다. 이는 대장동 개발 사업협약서·주주협약서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발언권을 키운 것과 흡사하다는 평가다. 당시 '성남의뜰' 이사회는 화천대유와 결탁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이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였다.

지난 10월 5일 시민단체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이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 앞에서 경기도 지역화폐 대행사 'KONA I'라는 이름이 적힌 조형물 등을 이용해 대장동·지역화폐 특혜 의혹을 풍자·비판하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안남시'는 영화 '아수라'에서 나오는 가공의 도시다. 영화속 주인공인 안남시장 박성배(황정민 배우)의 이름을 적어놓은 것이 이채롭다. (사진=신전대협 홈페이지 캡처)
지난 10월 5일 시민단체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이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 앞에서 경기도 지역화폐 대행사 'KONA I'라는 이름이 적힌 조형물 등을 이용해 대장동·지역화폐 특혜 의혹을 풍자·비판하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안남시'는 영화 '아수라'에서 나오는 가공의 도시다. 영화속 주인공인 안남시장 박성배(황정민 배우)의 이름을 적어놓은 것이 이채롭다. (사진=신전대협 홈페이지 캡처)

'코나아이'가 경기도 지역화폐 운영대행사로 선정된 과정도 대장동 개발 사업과 유사하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경기도 지역화폐 제안서 평가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총 7명의 평가위원 중 2명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관련된 인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코나아이는 NH농협은행, 신한은행 등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심사 당일' 운영대행사로 선정됐다.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공모 마감 다음 날인 2015년 3월 27일 초고속 심사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것과 닮았다는 지적이다. 

코나아이는 회사를 둘러싼 특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코나아이 측은 "매출 증대는 기존 스마트카드 제조 매출과 전국적 지역화폐 발행 금액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코나아이는 이 후보가 경기지사직에서 사퇴한 직후인 지난 11월 경기도와 '변경협약서'를 체결하고 특혜 지적을 받았던 문구들을 수정했다. 낙전수입과 이자수익을 시·군 또는 경기도로 반환한다는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다. 한편 이 후보 측은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실상 '대장동 개발 의혹'과 같은 방식의 수익 분배 구조를 짜놓고 그런 방식으로 운영하려다가 '대장동 게이트'가 세간의 이목을 받게되고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직에서 사퇴하게 되니까 급히 낙전수입과 이자수익을 시·군 또는 경기도로 반환한다는 내용을 추가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의혹의 시선이 적잖다. 이에 더해 이 후보 측에서도 뒤늦게 자료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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