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2.07 10:39

"이재명 후보, 반대층 반대 강도 낮추기 위해 유연성 발휘"

조응천 민주당 의원. (사진=조응천 의원 페이스북 캡처)
조응천 민주당 의원. (사진=조응천 의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민주당 선대위의 레드팀을 이끌고 있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일정 부분 문재인 정권과의 차별화를 통한 선거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의 고충을 털어놨다. 

'레드팀'이란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서 있는 세력들이 우리에 대해 어떤 식으로 공격해올지에 대해 대비하고 스스로의 약점에 대해 상대편의 입장에서 분석해 대책을 세우는 기능을 하는 팀이다.

조 의원은 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정말 이례적으로 높다"며 "솔직히 엄청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 초반, 30%대 후반 정도인데 솔직히 정말 굉장히 고민스러운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또 "점차적으로 국민들이 정말 힘들어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재명의 색깔을 드러낼 것"이라며 "그렇지만 잘한 것은 또 여당이기 때문에 잘했다고 해야 한다. 잘한 것까지 저희가 뭐 표를 의식해서 못했다고는 할 수 없는 거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그동안에 입법을 함에 있어서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그런 일련의 과정들에서 저희들이 기득권이라는 인상을 주는 데 크게 기여를 했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조 의원은 또 "제가 한참 전에 한번 이것(조국 사태)을 건너야 된다고 얘기했었다"라며 "이게 내로남불이라든가 기득권의 덫에 빠지게 된 결정적인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연일 지금 반성하고 있고 또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이제 본격적으로 계속 얘기를 하는 것"이라며 "또 중소상공인, 코로나 대책 이런 구체적인, 정말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대책들에 대해선 본격적으로 반성을 하고 또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지지층을 단단하게 결속시키고 중도층을 설득하고 반대층의 반대 강도를 낮추는 것 이 세 가지가 다 필요하다"며 "그러니까 우리 이재명 후보는 상대방의 비아냥을 감수하면서도 국민이 반대하는 정책은 할 수 없고 그게 당연하다라고 하는 것이 반대층의 반대 강도를 낮추는 것이다. 이게 바로 이기기 위해서 유연성을 발휘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조국 사태'란 지난 2019년 8월 9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후 제기된 여러 논란으로 발생했다. 여기에는 조 전 장관 딸과 아들의 대학교와 대학원 입학과 관련된 특혜 의혹을 비롯해 이와 연동된 사문서 위조 의혹이 있다. 이에 더해 사모펀드 투자 논란 및 수사과정 및 재판에서의 특혜 논란 등이 다양하게 얽혀있다. 전반적으로 우리사회의 '공정'과 '특혜'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킨 사건으로 규정된다.

조 의원의 이 같은 언급은 내년 대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해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기에 차별화를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는 고민들 드러낸 것으로 읽혀진다. 

아울러 민주당이 내로남불이나 기득권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조국 사태'를 극복해야 하고 현 정권의 잘못한 부분에 대해 비판을 해야 하는데 비판을 너무 세게 하면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싫어할 것이고, 비판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면 중도층의 표심을 얻지 못하는 딜레머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고민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후보는 이미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에 본격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후보는 지난 2일 조국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전날인 6일엔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소상공인 피해대책을 비판하며 "이재명 정부는 국민을 눈물짓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더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전국민선대위'에서는 현 정부를 정조준 해 "코로나로 국가 지출이 얼마나 늘었나. 정말 쥐꼬리다. 정부가 자기 책임을 다 하지 않았다"며 "이재명 정부는 국민을 눈물짓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같은 이 후보의 행보가 이른바 '친문세력'으로 불리는 이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귀축가 주목된다. 이재명 후보 측의 시도에 힘이 붙게될지 아니면 당내 균열이 심화되는 계기가 될지는 향후 이 후보의 지지율 추이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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