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1.12.07 12:09

무역 "세계 최고 전시공간 구축 위해 드림팀 구성…연간 1.5조 이상 경제효과 발생"
한화 "서울시민 위한 공익성 확보…마이스 관련 산업 집결로 지역 활성화 도모"

잠실 MICE 복합공간 조감도. (사진제공=한국무역협회)
잠실 MICE 복합공간 조감도. (사진제공=한국무역협회)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총 사업비 2조원 규모의 서울 잠실운동장 재개발 사업의 수주를 놓고 거대 컨소시엄 2곳이 건곤일척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잠실운동장 일대 5만7576㎡ 규모의 대지에 연면적 88만㎡ 이상의 초대형 개발 사업인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유치를 두고 무역협회(무협)가 국내 대형건설사 다수와 손을 잡고 '드림팀'을 구성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맞선 한화건설도 컨소시엄을 꾸리고 수주전에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무협, 사업 수주 위해 드림팀 결성…GS건설 "힘 보태겠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두 컨소시엄은 지난달 말 2단계 사업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하고 현재 평가절차에 응하고 있다.

마이스(MICE)란 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s)·컨벤션(Convention)·전시(Exhibition)의 영어 단어 앞글자를 딴 말이다. 전시 박람회 융합산업을 뜻한다. 사업비 2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민간이 사업비 전액을 부담하고 시설을 40년간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한 뒤 이를 서울시에 기부채납하는 BTO(수익형 민자사업) 방식이다.

2029년까지 완공 예정이며 전시·컨벤션 시설(약 12만㎡), 야구장(3만5000여석), 스포츠 다목적 시설(1만1000여석), 수영장, 수상 레저 시설과 호텔(약 900실), 문화·상업 시설, 초고층 업무 시설 등을 포함하는 공룡 프로젝트다.

서울시는 제출 자료 등을 바탕으로 '기술 부문'과 '가격 및 공익성 부문' 평가를 실시해 1000점 만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쪽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 서울시는 12월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이 수주전에서 무협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협은 2016년 잠실 마이스 개발 사업을 서울시에 최초로 제안했고 서울시는 3년여간의 연구용역을 거쳐 지난해 5월 사업을 공식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7월 실시한 1단계 입찰은 무협 컨소시엄의 단독 참여로 유찰됐다.

무협 컨소시엄은 1979년 국내 최초 국제전시장인 코엑스를 건립하고 확장해 온 노하우를 강조한다. 잠실 마이스를 세계 최고의 전시공간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무협은 "2000년 아셈 정상회의, 2010년 G20 정상회의 등을 개최하며 국내 전시·컨벤션 사업 수준을 끌어올렸다"며 "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잠실 일대에 외국인을 포함한 연간 11만명 이상의 전시·컨벤션 행사가 열리고 연간 1조5000억원 이상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협은 사업 수주를 위해 드림팀을 구성했다.  

국내 해안건축과 스포츠시설전문 설계사인 디엠피(DMP), 미국 엔지니어링 업체인 에이컴(AECOM)이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또 국내 대형건설사인 현대건설·GS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SK에코플랜트 등과도 손을 맞잡았다.

또한 2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케이비(KB)금융그룹을 금융자문사로 선정하고 엔에이치(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참여시켰다. 운영 부문에서는 스포츠 콤플렉스 운영 과정을 고려해 씨제이 이엔엠(CJ ENM), 드림어스컴퍼니, 인터파크를 투자사로 영입했다.

특히 무협 컨소시엄에 합류한 건설사들의 수주 의지도 확고하다. 

GS건설은 컨소시엄 주간사인 무협과 함께 마이스 사업 계획 구상을 일찍이 긴밀히 협의한 '깐부'로 이번 수주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GS건설 관계자는 "잠실 마이스 사업의 가장 오래된 파트너로서 향후 서울을 상징하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며 "최대 40년 장기 운영사업인 만큼, 무역협회 컨소시엄 회원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최고의 운영 노하우 외에 시공 품질도 사업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 판단, 국내 정상의 건설사들이 협력해 최고의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부지 전경 (1)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부지 전경. (사진제공=한화컨소시엄)

한화컨소시엄 "미래지향적 개발과 공익성 확보 약속"

초거대 공룡구단인 무협 컨소시엄에 맞서는 한화 컨소시엄은 후발주자로서 갖는 불이익을 '미래지향적인 개발'과 '공익성 확보'를 골자로 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제2의 코엑스'를 넘어 독보적인 디자인과 미래 기술을 접목, 탄소중립 및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최대한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한화그룹을 주축으로 HDC그룹, 하나금융투자 등이 컨소시엄을 이룬 한화 컨소시엄은 복합개발과 민자개발 사업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한화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건설 역량을 앞세우고 있다. 국내 최대 전시장인 일산 킨텍스의 전시운용 능력과 하나금투·신한은행의 금융조달 능력도 강점으로 꼽는다. 아울러 세계적인 스포츠 경기장·마이스 전문 설계 업체 파퓰러스도 참여한다.

백원경 파퓰러스 한국 대표이사는 "잠실 스포츠 마이스 복합공간의 글로벌 비전과 국제적인 전문성이 국제교류구역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라며 "현재 BTS,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가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고 이러한 수준에 맞는 혁신적인 마이스 복합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화 컨소시엄은 드림팀의 파상공세에 '공익성 확보'라는 카드도 꺼내보였다. 

7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한화 컨소시엄은 평가 항목 중 '환수기준수입의 적정성과 초과운영수입의 공유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민간사업자의 이익 제한 및 초과이익 환수에 대한 이슈가 크게 불거진 만큼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항목이다.

한화 컨소시엄 관계자는 "운영수입 중 서울시민들에게 환수되는 금액을 어느 컨소시엄에서 높게 제시했는지를 비중 있게 들여다 보겠다는 서울시의 의중이 담겨있다"면서 "특히 잠실 마이스 사업 대부분의 평가항목이 A~E등급을 부여하는 절대평가인 반면 환수기준수입의 적정성은 상대평가 방식이 적용돼 우열을 가릴 진검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도출한 결과물을 사업제안서에 담았다"며 "서울시민을 위한 공익성 확보가 당락을 가를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 컨소시엄은 창업지원 오피스 및 마이스 허브공간을 제공해 마이스 관련 산업 집결로 지역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기존 상권과의 연계, 상생지원, 빅데이터 공유 등을 통해 공공편익을 향상시키고, 정보통신(IT) 기술과 감성을 섞은 예술요소를 단지 전체에 배치한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메타버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공연과 전시, 시설물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플랫폼과 자율주행셔틀, 도심항공모빌리티(UAM)까지 스마트 컴플렉스를 잠실에 구현할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 구축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자립도 의무비율보다 2배 이상 높은 탄소중립 컴플렉스를 추진한다. 최근 각종 도시개발사업에 있어 에너지 자립과 탄소중립에 대한 필요성은 공공성 강화를 위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를 위해 태양광 등 전통적인 신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한화솔루션 큐셀부문과 첨단소재부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내 수소산업 관련 계열사의 기술력을 총결집해 수소의 생산과 수송, 압축저장, 발전과 수소충전의 과정을 모두 포함한 도심형수소 밸류 체인(Value Chain)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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