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12.07 14:33
메타물질 소재가 빛을 음굴절시키는 현상을 모사한 그림.[서울대학교 제공]
메타물질 소재가 빛을 음굴절시키는 현상을 모사한 그림. (그림제공=연구재단)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정인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한국세라믹기술원·포항공대 연구팀과 함께 음굴절하는 파장대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벌크 메타물질을 구현했다.

메타물질은 빛을 음굴절시키거나 빛의 파장보다 작은 초점을 만드는 등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특이성질을 보이는 물질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물성을 유도하기 위해 매우 작은 금속이나 유전물질의 주기적인 배열을 이론적으로 계산하고 극한 난이도의 가공기술을 동원한 세공을 통해서만 메타물질을 구현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박리화된 질화 붕소와 흑연층이 자발적으로 교차적층되는 합성법을 개발했다. 이들 분말을 벽돌처럼 찍어 잘라낸 벌크 소재가 3차원 모든 방향에서 하이퍼볼릭 메타물질 성질을 보임을 규명했다.

기존 메타물질과 달리 화학적 조성 제어를 통해 음굴절을 구현하는 파장대를 정밀하게 조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노구조체가 아닌 벌크 형태로는 처음으로 구현된 메타물질로, 평면방향 뿐만 아니라 모든 방향으로 들어오는 빛을 음굴절 시킬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을 빛이 통과할 때 양(+)의 굴절률을 보이며 꺽인다. 이와 반대 방향으로 음(-)의 굴절률을 보이며 급격히 꺾이는 현상인 음굴절은 투명망토, 나노입자도 볼 수 있는 초고해상도 이미지 처리 등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성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 지난달 16일 온라인판에 공개됐으며, 정식출간본의 표지논문 및 스팟라이트로 선정됐다.

정인(왼쪽) 교수, 이명정 박사 (사진제공=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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