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2.08 17:53

"주종관계 전락 남북 관계 정상화해야...종전선언 부작용 클 수 있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충북·충남도민회 공동주최 '국가균형발전 완성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윤석열 캠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충북·충남도민회 공동주최 '국가균형발전 완성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윤석열 캠프)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전직 외교관 약 150명이 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외교안보 구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직 외교관 인사들로 구성된 '나라사랑 전직 외교관 모임'은 이날 "윤석열 후보의 대외정책 기조와 방향은 '나라사랑 전직 외교관 모임'이 지난 4년 반 동안 시종일관 문재인 정권에 요구해 온 내용과 궤를 같이한다"며 "국가이익에 합당할뿐더러 대다수 국민의 여망"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지성명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최측근인 김숙·김봉현 전 대사도 이름을 올렸다. 전직 외교안보 고위 인사는 "반기문 전 총장도 윤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미"라며 "지지 성명 소식을 접한 분들이 추가 합류 의사를 밝히고 있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 성명 발표 이후 소식을 접한 이용준 전 주 이탈리아 대사와 홍콩 총영사관 총영사를 지낸 전옥현 전 국정원 1차장도 지지성명에 합류했다.

이들은 "윤석열 후보가 지난 11월 12일 외신 기자 회견에서 발표한 외교정책 구상을 우리 전직 외교관 일동은 환영한다"며 "그의 구상은 우리나라의 외교안보와 번영 그리고 평화통일을 위한 지혜로운 비전이며 국가 백년대계의 주춧돌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피력했다. 

계속해서 "주종관계로 전락한 남북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북한의 위협을 방치하고 우리 안보태세만 약화해 온 남북관계를 바로잡고, 물샐 틈 없이 촘촘한 한국형 미사일 방어망 체계를 구축하고 한·미 확장억제력을 확충해서 북한 위협을 무력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한미 간 포괄적 동맹체제를 구축하고 글로벌 자유민주 연대에 동참한다는 입장에도 적극 동의한다"며 "이는 인도·태평양지역 평화와 번영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며, 한국은 우방들과 긴밀한 정보공유와 전략 공조를 펼침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직 외교관들은 또 "대한민국 외교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을 기본원리로 하고 국제법 규범에 기반을 두어, 예측 가능한 외교를 유지하면서 우리 위상에 걸맞은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남·북‧미 3자 상시 접촉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동시에 한·미·일 3국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인식과 공감대를 전 세계에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쿼드(QUAD) 협력체와는 보건(백신) 분야뿐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 및 첨단기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공조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미국의 정보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5개국과의 정보자산 공유도 꾀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이 대일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해서 한·일 관계가 심각한 상태에 처하게 됐으나 기업 간 협력은 오랜 기간 순조롭게 진행돼 왔다. 준기축통화(엔화) 보유국 일본과 금융 분야와 디지털 첨단기술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이 우리에게 이익이 된다"고 했다.

전직 외교관들은 또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일 양국이 향후 50년 간 추구할 협력을 위해 포괄적 해법을 찾을 것이라는 윤석열 후보의 입장에 공감한다"며 "그 과정에서 과거사 갈등의 치유와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조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드(THADD) 추가 배치, 미사일방어체제, 한·미·일 안보 협력을 배제한다는 소위 '3불 정책'은 법적 효과도 없고 국가 간 약속도 아닌 '문재인 정권의 그릇된 입장'에 불과하다"며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북한 핵미사일로부터 안보를 지키는 것이고 사드 추가배치 판단은 우리 주권에 속하므로 안보 상황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고 했다. 

뿐만아니라 "미사일 방어시스템 구축에 필수 불가결한 감시·정찰자산 공유를 위해 한·미·일이 협력하는 것 역시 '주권적 결정'이므로 제3국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정전(停戰) 관리 중인 현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존재하는 한, 평화협정 체결은 무의미하다"며 "문재인 정권이 성급하게 추진하는 종전선언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이긴 하나 그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자칫 국내외적으로 잘못된 신호를 보내 주한미군 철수 주장 등 우리의 안보태세 구축 노력에 부정적인 여론을 부추기거나 유엔사령부와 일본 후방기지 역할을 무력화시켜 한반도 비상사태 시 우리 안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직 외교관 모임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외교관 출신인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은 "2018년 기준 외교협회 수첩에 등재된 회원이 1000명 정도인데 너무 연로해 두문불출로 연락이 안되는 분들이 많은데도 벌써 150명 가까이 서명에 참여했다"며 "외교와 안보, 그 위에 경제건설을 위해 우리 동료들이 밤낮 안가리고 노력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그렇게 지켜낸걸 무력화시킨다는건 참을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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