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지해 기자
  • 입력 2021.12.12 13:15

"글로벌 공급망 불안·미중분쟁 등 리스크 완화 위해 무역시장 다변화해야"

우리나라 수출 품목집중도와 순위 (자료제공=경총)
우리나라 수출 품목집중도와 순위 (자료제공=경총)

[뉴스웍스=안지해 기자] 우리나라 수출의 40% 이상이 중국과 미국에 집중돼 있고, 반도체, 자동차 등 특정 분야에 편중돼 있어 품목집중도가 G7 모든 국가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우리 경제구조가 선진국보다 대외 리스크에 취약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우리나라 수출입 집중도 국제비교와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수출의 품목 집중도는 877.3포인트(p)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785.6p), 독일(536.8p), 캐나다(508.5p) 등 모든 G7 국가보다 높은 수준이다. 수출입 집중도란 한 나라의 수출과 수입이 특정 품목이나 특정 국가에 집중된 정도를 말한다.

특히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수출의 품목집중도는 계속 높아져 2010년 740.8p에서 2015년 794.6p, 2020년 877.3p로 상승했다.

품목별 수출 비중을 보면 반도체와 같은 전기기계장치·기기가 23.7%로 가장 높았고, 그 외에는 자동차 등 도로주행차량 10.4%, 무선·녹음기기 5.6%, 석유·석유제품 4.9%, 철강 4.3% 순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수출의 품목집중도가 높은 것은 일부 품목들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해당 품목이 속한 산업의 경기 사이클과 리스크가 국가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수출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의 비중이 매우 높아 해당 산업에서 충격이 발생할 경우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입의 품목집중도 역시 563.4p로 영국(478.4p), 미국(454.7p) 등 모든 G7 국가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수입의 품목집중도는 2010년 739.4p에서 2015년 618.2p, 2020년 563.4p로 감소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원자재나 반도체 같은 중간재 수입 비중이 높아 유가 변동이나 중간재 공급망 불안에 따른 부정적 충격이 선진국에 비해 더 클 수 있다.

한국 수출의 국가집중도는 1076.4p로 캐나다(5427.0p) 다음으로 낮았지만 일본(1018.0p), 미국(736.0p) 등 나머지 G7 국가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경총은 “수출의 국가집중도가 높은 것은 일부 국가들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것을 의미하며, 우리 수출의 40% 이상이 중국(25.9%), 미국(14.5%)에 집중돼 있어 미·중 무역분쟁에 더 취약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수입의 국가집중도는 910.4p로 G7 국가 중 캐나다(2648.5p)와 일본(951.5p)보다는 낮았지만 미국(810.5p), 프랑스(720.1p) 등 나머지 G7 국가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수입 국가집중도가 높으면 해당 국가 공급망에 차질이 생길 경우 우리 산업에 필수적인 품목들의 안정적 수급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글로벌 여건이 개선되면서 우리 수출 시장이 활력을 되찾고 있는 건 고무적이지만 우리의 수출입이 특정 품목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주력산업의 수출입 시장이 일부 국가에 집중되어 있어 다른 경쟁국들보다 대외 충격에 더 취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지적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미중 무역전쟁과 같은 대외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무역시장 다변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신기술·신산업 육성, 소부장산업 경쟁력 강화, 에너지원 다변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적극적인 투자 및 연구·개발(R&D) 지원대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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