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2.16 14:26

최태원 "경제계, 윤석열의 경제공약 기조에 공감하고 있어"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을 16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이 경제계의 의견을 담은 건의집을 윤 후보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윤석열 캠프)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을 16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이 경제계의 의견을 담은 건의집을 윤 후보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윤석열 캠프)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을 16일 만나 법 체제 개혁을 동반한 '규제개혁'을 약속했다. 국민 안전과 직결하는 것이 아니라면 모든 분야를 '네거티브 행위규제'로 제도를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외소에서 최 회장 등 경제계 인사들과 만나 "제가 차기 정부를 담당하면 전체적인 규제의 틀, 전체적인 법 체제의 개혁을 반드시 이뤄낼 생각"이라며 "자본시장법이나 건설업법 등 모든 분야에 있어 국민 안전과 관계되는 게 아니라면 철저하게 네거티브 행위규제로서 제도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정부가 선거 전에 규제개혁 문제를 얘기하지만, 규제라는 것은 안 지키면 형사처벌을 한다는 뜻"이라며 "입으로는 규제개혁을 떠들어도 실제로 규제를 바꾸려면 우리나라 모든 행정 관련 법제를 완전히 바꿔야 하기 때문에 규제개혁은 대단히 큰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 법들은 대륙법계 영향을 받아 기본적으로 국가에서 법률로 정해놓은 형식의 사업 이외의 사업을 하지 못하게 막아놨다"며 "내가 검사 생활을 26년 동안 하면서 현장에서 법을 적용해 왔었기 때문에 명확한 문제의식을 갖고 (규제개혁을)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윤 후보는 법 체제 개혁을 통해 포지티브 규제를 실질적으로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겠다고 공언한 셈이다.

'네거티브 규제'란, 법률이나 정책에서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규제 방식이고 이와 상반되는 개념이 '포지티브 규제'다.

현행 우리나라 법안 대부분이 '포지티브 규제' 방식이다. 신산업과 관련한 규정과 법을 일일이 만들어야 하는데 합법화 과정에서 신산업 업체가 기존 업계 반발에 부딪히기도 해 네거티브 규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양상이다. 

윤 후보는 또 '일자리 창출'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기업이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냐, 민간이 알아서 하게 해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이해관계자의 이니셔티브(주도권)를 굉장히 중시하고 있다. 거기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문제가 규제개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모래주머니를 빼줘서 기업이 자유롭게 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게 규제개혁"이라며 "경제의 모든 주체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문제이고, 국가의 지원문제가 또 있겠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의 모든 정책을 폴리시믹스해서 양질의 직업과 일자리 창출에 맞추겠다고 한 것도 결국 성장전략"이라며 "다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고용수요에 대비해 맞춤형 인재들을 많이 공급해서 일자리 창출을 수요공급을 수요공급 패러다임으로 하는 것이 제 경제운용의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가 언급한 '폴리시믹스(policy mix)'는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실현시키는 등 복수의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복수의 정책수단을 적절하게 배합하는 일을 일컫는 용어다. 정책의 조합(調合)이라고도 하는데, 정부는 재정·금융·산업정책 등에 관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가지고 있으며, 완전고용·물가안정·국제수지의 균형 등의 정책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정책수단의 다양한 배합을 고려·개발해야만 한다.

최 회장도 "윤 후보의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후보님의 경제공약 기조에 경제계가 사실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좀 민간이 조금 더 활력을 갖고 저희도 정부하고 같이 보조 맞춰 정부를 돕겠다. 또한 정부도 민간을 도와주는 경제생태계 복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최 회장은 윤 후보에게 세 가지를 제언했다. 우선 '미래 성장을 위한 성장 포텐셜'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미래 산업에 많은 투자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낡은 법제도의 대대적 개혁'과 '국방을 넘어선 경제안보의 강화'를 공약에 반영해 달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간담회 도중 메모장과 펜을 요청하며 최 회장의 발언을 받아 적었고, 최 회장은 경제계의 의견을 담은 건의집을 전달했다. 윤 후보는 "하드커버로 건의집을 아주 잘 만드셨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장인화 부산상의 회장,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이윤철 울산상의 회장, 문상인 충남북부상의 회장, 이용구 여수상의 회장 등이 참석했다.

윤 후보는 최근 연이어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지난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14일 한국여성경제인협회를 비롯해 이날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 방문을 이어가며 경제계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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