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1.12.19 17:12

악천후·통신교란·교통혼잡 등 세가지 가혹환경 재현

K-City 주요시설. (사진제공=국토부)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정부가 완전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필수 인프라 설비를 구축하고 내년 상반기 중 운영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완전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내 최고 수준의 자율차 전용시험장(테스트베드)인 화성시 소재 케이시티(K-City)에 완전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첨단시험설비를 구축해 2단계 고도화 사업을 준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완전자율주행차란 사람의 개입 없이 차량 스스로 바뀌는 주행상황에 대응해 운전하는 차량을 의미한다. 특정 조건에서 자율주행하는 레벨4와 모든 상황에 자율주행하는 레벨5 기술을 완전자율주행이라고 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AMR에 따르면 전 세계 자율주행자동차 시장 규모는 2019년 542억달러(약 61조5000억원)에서 2026년 5560억달러(약 631조원)로 연평균 39.4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벨4 이상의 완전자율주행차를 개발하려면 다양한 날씨나 혼잡한 교통상황 등 차량이 보다 복잡한 주행환경에 대응하도록 하는 기술의 확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해당 상황에 대한 반복·재현실험이 필수적이다. 

지난 2018년에 조성된 K-City는 면적 36만㎡(약 11만평) 규모의 국내 최대 자율주행 시험단지다.

세계 최초로 5G 통신망을 구축하고 고속도로·도심·주차장 등 기본적인 자율주행 시험을 위한 5종 실제 환경을 재현해 다양한 중소·새싹기업 및 학계 등에 테스트베드 인프라를 제공해왔다. 지난 2019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K-City에서 시험 주행을 통해 임시 운행 허가를 받은 자율주행차만 71대에 이른다.

하지만 완전자율주행 기술개발을 위해 필요한 가혹환경을 없는데다 보다 복잡·다양한 상황에서의 주행을 반복 실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서 다소 미흡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9년부터 화성 케이시티에 첨단 시험설비를 구축하는 등 레벨4 이상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테스트베드 고도화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번에 준공되는 설비는 테스트베드 고도화 사업의 첫 성과물로 ▲비·안개 등 기상상황 ▲터널이나 빌딩숲에서 일어나는 GPS·통신 방해상황 ▲자동차와 자전거·보행자 등이 공존하는 혼잡주행상황 등 자율자동차가 쉽게 대응할 수 없는 세 종류의 가혹환경을 재현한다.

기상환경 재현시설의 경우 비, 안개 등 다양한 기상환경에서 자율차가 반복실험과 안전성 평가를 할 수 있는 시설로, 터널형 실험시설(300m)을 포함해 총 길이 600m의 왕복 4차선 도로로 구축했다. 

터널형의 실험시설은 5㎜/h에서 60㎜/h까지 다양한 강우 상황 재현과 시정거리 30m까지의 안개 상황을 재현할 수 있다.
 
통신음영 재현시설은 도심 빌딩숲, 터널 등 도로 상에서 자율주행 차량의 통신이 어려운 전파환경을 재현한다. GPS 신호 교란, V2X 통신 불가 등 상황에서 자율주행 차량의 안전성을 평가·검증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혼잡주행 재현시설은 도로 위의 보행자, 자전거, 주변차량 등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시스템 장비를 통해 실제와 유사한 혼잡주행 환경을 재현하는 시설이다.

무단횡단, 끼어들기, 차선변경 등의 복잡한 상황에서 자율주행차의 적절한 대응·제어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정부는 케이시티 내 3종 가혹환경시설을 내년 상반기부터 제공할 방침이다. 이용을 희망하는 기업·연구기관 등은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사용 신청을 할 수 있다.

정부는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대학·연구기관·공공기관 등이 폭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인 등 다양한 요금지원정책을 마련해 국내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가 보편화하려면 기술 고도화와 함께 관련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기술적 오류를 조금이라도 더 줄여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양산제품이 나와 상용화가 된다해도 실제 보급되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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