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2.21 08:08

'아빠 찬스' 시도…'용인대 경기지도학과 졸업' 허위 학력 기재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감사원 홈페이지 캡처)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감사원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이 여러 곳의 회사에 입사지원서를 내면서 "아버지가 민정수석이니 많은 도움을 드리겠다"고 기재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사정기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민정수석의 아들이 이른바 '아빠 찬스'를 시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수석의 아들 김모 씨는 한 컨설팅 회사에 제출한 입사지원서의 ‘성장과정’란에 "아버지께서 김진국 민정수석입니다"라고 적었고, ‘학창시절’란에는 "아버지께서 많은 도움을 주실 것"이라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성격의 장단점'란에는 "제가 아버지께 잘 말해 이 기업의 꿈을 이뤄드리겠다"고 썼고, '경력사항'에는 "한번 믿어 보시라, 저는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쓴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는 이력서에 2018년 용인대 경기지도학과를 졸업했다고 적었지만, 실제 졸업하지 못했고 다른 대학으로 옮겼다 자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력도 허위로 기재한 셈이다.

김 씨가 지원한 분야는 '금융 영업'이고, 희망 연봉은 '3500만~4000만원'으로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기업체 5곳에 이 같은 이력서를 냈는데 모두 회수했고, 실제 면접은 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후 제대로 된 이력서를 제출해 최근 한 IT 회사에 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이력서를 접수한 회사들에서는 김 씨가 너무 노골적으로 자신의 아버지가 청와대 민정수석이라고 밝혀 처음에는 가짜로 의심했으나 결국 대부분의 회사들이 김 씨에게 합격 판정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수석은 "아들이 불안과 강박 증세 등으로 치료를 받아 왔다"면서도 "있을 수 없는 일로 변명의 여지가 없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씨 역시 "제가 미쳤었나 보다. 진짜 죄송하다. 너무 취직을 하고 싶어서…"라고 진술했다.

지난 3월 문재인 정부의 다섯 번째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김 수석은 노무현 정부 법무비서관 시절에 당시 민정수석·비서실장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일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 등을 지냈고, 현 정부 들어 감사원 감사위원을 3년여 간 역임했다.

이에 따라 김진국 민정수석 자체는 물론이고 문재인 정부 전체의 도덕성이 여론의 도마위에 오를 확률이 적잖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야권이 청와대를 향해 맹공을 펼치면서 이를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연결시켜 정권교체론에 힘을 싣는 행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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