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2.27 11:58

"직접 문제 해결해야 하는 자세 가져야...총괄상황본부가 헤드쿼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7일 국민의힘 구성원들을 향해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이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서 비상 상황이고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이같이 피력혔다.

이어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국민을 설득하고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비록 이름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윤 후보와 당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이어가는 이준석 대표나 홍준표 의원을 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앞서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알랑거려서 정치하려고 했다면 1차 울산합의도 없었다"고 발언했고 "윤 후보가 '윤핵관은 출근도 안 한다'고 했는데 출근하면 윤핵관이 될 수 없다"는 등의 비판 발언을 해왔다.

홍준표 의원 역시 자신이 운영하는 정치 소통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 게시판'을 통해 연일 윤 후보에 관해 부정적인 댓글을 쏟아냈다. 더불어, 지난 26일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가 자신의 이력과 관련해 사과하는 기자회견을 하자 홍 의원은 "국민적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겠느냐"고 쏘아붙였다. 

뿐만 아니라, 홍 의원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나는 윤 후보와 정책도 다르고 후보 가족비리를 실드 칠 자신이 없어 도저히 전면에 나설 수가 없다"고 쓴 바 있다. 

또한 그는 "윤 후보를 만든 '틀튜브'(고령 유튜버를 낮잡아 부르는 용어), 일부 편파 언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주축이 돼 정권교체의 선봉에 나서 주시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윤 후보는 당내에서 이 같은 분열상을 일으키는 핵심 인물들을 저격하면서 그 속에 은연중에 이 대표와 홍 의원도 내심 포함시켜 비판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3선 김태흠 의원이 윤 후보의 이 같은 행보에 힘을 싣는 언급을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를 향해 "비단주머니 운운하며 제갈량 노릇 그만하시고 자기만이 세상의 중심이고 가장 옳다는 오만에서 빨리 벗어나시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이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누구나 본인이 속한 조직에서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제안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며 "당 대표가 당을 위해 하는 제언이 평론 취급을 받을 정도면 언로는 막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평론은 평가에 그치지만 제안은 대안을 담고 있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 운영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중앙선대위는 총괄상황본부에 전일에 상황본부 금일 계획, 전주 상황, 금주 계획을 정확하게 보고해달라"며 임태희 본부장이 이끄는 총괄상황본부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또 "총괄상황본부가 헤드쿼터(본부)가 돼서 각 총괄본부 간에 원활한 소통과 정보의 공유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후보 비서실도 일정, 메시지 등을 모두 총괄상황본부에 사전 보고하고 스크린 받은 뒤 후보인 제게 보고하도록 이미 체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윤 후보는 이와 함께 "당 조직을 대선 과정을 통해 재건하고 강한 정당을 만들어 대선, 지방선거, 총선 승리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은 상명하복의 하이어라키(체계) 조직이 아니다. 당원이 당의 중심"이라며 "다만 당원 누구도 당의 공식 결정과 방침에는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것은 당 조직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끝으로 "누군가의 지시를 기다리면 안 되고, 스스로 한 사람 한 사람이 대선 후보란 생각을 해달라"며 "지역구에서 조직을 점검·보강하고 국민 지지 결집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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