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12.28 12:15

건국대와 공동연구로 산화철 이용해 초기 쿨롱 효율과 용량 획기적으로 높여

'에이씨에스 서스테이너블 케미스트리 앤 엔지니어링' 커버 이미지 (사진제공=표준연구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소재융합측정연구소 EM나노메트롤로지팀과 김연호 건국대 교수 연구팀이 리튬이온 배터리의 초기 쿨롱 효율과 용량을 획기적으로 향상한 산화철 나노구조체를 개발했다.

쿨롱 효율이란 최근에 충전을 완료한 용량이 바로 그 전에 충전을 완료한 용량과 대비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초기 쿨롱 효율은 약 85.4%에 이르며 이는 지금까지 발표된 산화철 중에서 가장 높다. 첫 번째 사이클에서 방전용량은 1404mAhg-1이며 안정적인 충방전 특성을 보여 100 사이클 이후에도 1250mAhg-1의 높은 용량을 보였다.

개발된 소재는 내부의 기공이 일렬로 정렬돼 나노 터널 모양인 것이 특징이다. 차세대 음극 소재로 활용돼 이차전지 성능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이미 소형 가전, IT 기기부터 전기차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현재는 더 빨리 충전되고 더 오래가며, 무게가 가볍고 높은 출력 밀도를 갖는 차세대 배터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산화철은 지구에 풍부하게 존재하며, 독성이 적고 화학적으로도 매우 안정된 물질이기 때문에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왔다. 산화철을 비롯한 전이금속산화물은 충·방전에서 많은 개수의 리튬이온을 이용할 수 있어서 기존 흑연 소재보다 3배에서 4배 정도 큰 용량을 갖는 장점이 있다.

KRISS와 건국대학교 공동연구팀은 산화철 리튬이온 배터리의 단점인 낮은 쿨롱 효율을 극복할 방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공동연구팀은 산화철에서 리튬이온의 이동을 향상할 수 있도록 메조다공성의 형상으로 소재를 만들었다. 산화철 내부에서도 리튬이 잘 이동할 수 있도록 기공을 일렬로 정렬시켜 나노 터널을 만들었다. 이 터널과 표면의 많은 기공을 통해 리튬이온이 쉽게 이동할 수 있어 기존 리튬이온 소재보다 월등히 향상된 전기화학적 특성을 갖는다.

연구팀은 투과전자현미경과 포항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충·방전에 따른 소재의 미세구조를 면밀하게 분석, 초기 충·방전 과정에서 형성된 특정 구조가 전기화학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투과전자현미경은 전자선을 사용하여 시료를 투과시킨 전사선을 확대하여 관찰하는 전자현미경을 말하며 방사광 가속기는 전자 등의 하전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하여 빛을 만드는 대형연구시설이다. 

권지환 KRISS 소재융합측정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연구의 핵심은 기존 소재의 단점을 개선하고 배터리 용량을 향상한 것뿐만 아니라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소재 구조가 좋은 특성을 나타내는 이유와 근거를 규명한 것"이라며 "다양한 종류의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가 개발돼 차세대 배터리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지환 선임연구원은 서울대 재료공학부 학사, 같은 곳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일리노이 주립대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에서 박사후연구원을 거쳤다. 한국현미경학회 학술이사, 저널 오브 어낼리티컬 사이언스 앤 테크놀로지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문 연구분야는 원자 단위 계면 및 결함 구조 측정이다.

KRISS 주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에이씨에스 서스테이너블 케미스트리 앤 엔지니어링의 12월 서플리멘터리 커버 논문으로 선정됐다.

권지환(왼쪽) KRISS 소재융합측정연구소 선임연구원과 김연호 건국대 교수가 개발한 소재의 특성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제공=표준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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