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1.12.29 14:17
홍콩 경찰이 론슨 챈 홍콩기자협회장에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입장신문 공식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홍콩 경찰이 친민주 성향의 보도를 해온 인터넷매체 '입장신문(立場新聞)'의 전·현직 간부 6명을 체포했다. 선동적 출판물 발행을 공모한 혐의로 이들을 체포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 내  홍콩국가보안법 담당부서인 국가안전처는 이날 오전 수사인력 200여명을 투입해 입장신문 편집국을 압수 수색했다. 동시에 선동적 출판물 발행을 공모한 혐의로 이 매체의 전현직 간부 6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의 자택도 수색했다. 

체포된 인사들은 입장신문의 편집 책임자, 전(前) 편집장, 전 경영진 등이다. 특히 이들 중에는 현재 홍콩기자협회장인 론슨 챈이 포함되어 있다. 이날 홍콩 경찰은 "선동적이고 잘못된 정보를 흘리면 안된다"면서 "홍콩국가보안법에 의거해 취재 자료도 압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입장신문은 반중(反中) 일간지 빈과일보가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지난 6월 폐간된 뒤 홍콩에 남은 몇 안되는 민주 성향의 매체다.  2014년 12월에 창간해 그동안 비판적 논조로 인기를 누려왔다. 특히 지난 2019년 반정부 시위 당시 온라인 생중계로 경찰의 시위대 탄압을 전달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홍콩의 친중파 및 친중파 미디어들은 입장신문을 ’반중 매체’로 규정하면서 압박을 가해왔다.

지난 6월 빈과일보가 폐간되자 입장신문은 살아남기 위해 올해 5월 이전에 게재했던 칼럼, 평론, 블로그 게시물, 독자 기고 등을 모두 삭제했다. 또한 후원금 모집을 중단하고 경영진도 모두 퇴진하는 등 당국에 양보하는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탄압이었다. 

외신들은 지난 6월 이후 빈과일보 폐간 이후 당국의 언론 탄압이 잠잠해졌으나 지난 19일 입법회(의회) 선거가 친중파의 압승으로 끝나자 당국이 단속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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