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2.01.05 12:23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미국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와 손잡고 조선·해양 등 핵심 사업에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다. 양사는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합작사 설립도 검토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팔란티어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및 합작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은 팔란티어와 함께 ▲조선·해양 ▲에너지 ▲산업기계 등 그룹 내 핵심계열사에 빅데이터 플랫폼을 공동 구축한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들의 공정 전문지식과 영업 노하우를, 팔란티어는 자사의 소프트웨어와 개발 인력 등을 제공한다.

계열사별 플랫폼 구축이 마무리되면 양사는 빅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 판매하는 전문 합작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그간의 축적된 성과를 바탕으로 플랫폼 구축부터 운영에 이르는 빅데이터 솔루션을 사업화해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매출을 일으킬 계획이다.

앞서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지난 31일 신년사를 통해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도 빠르게 진행시켜야 한다"며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적극 도입으로 자동화 플랫폼을 구축해 제조업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핵심 사업의 빅데이터 플랫폼 도입도 권오갑 회장이 추진 중인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한발 더 나아가 합작사 설립을 통해 빅데이터 솔루션 사업을 진행,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계열사별로는 각각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해양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은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스마트한 작업관리가 가능한 조선소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팔란티어의 빅데이터 플랫폼을 도입한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2030년까지 생산에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조선소를 구축해 효율적인 생산체계와 안전한 야드를 조성하기 위한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스마트조선소 구축은 현대중공업의 미래 핵심 3대 사업의 일환으로, 이를 위해 32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 등 에너지 계열사에도 빅데이터 플랫폼을 적용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부터 5년간 충남 대산공장에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며, 현재 100개 이상 운영 중인 생산관리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산업기계 계열사인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이미 2019년 팔란티어와 빅데이터 협업 플랫폼 'DI 360'을 공동 개발해 부품공급망 관리, 현장 품질클레임 이슈 대응, 매출기회 포착 등에 활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팔란티어는 현대건설기계 등 다른 계열사에도 플랫폼 구축을 검토할 예정이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는 "이번 팔란티어와의 협력을 통해 그룹 내 핵심사업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업무방식을 데이터 기반으로 바꾸는 조직문화 혁신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팔란티어는 미국 주요 정보기관 등에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및 플랫폼 구축을 지원하는 빅데이터 전문 기업으로, 미국 중앙정보국(CIA), 미국 연방수사국(FBI),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을 비롯해 BP, 에어버스 등 글로벌 기업까지 다양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팔란티어는 현대오일뱅크에 2000만달러(약 240억원)를 투자해 주주가 된 바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