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1.07 11:25

병원의사협의회 성명서 "건강보험 급여 대상 우선순위 망각…암 환자 등 가슴에 대못 박은 것"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5일 전남 곡성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즉석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5일 전남 곡성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즉석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6일 '탈모 문제에 건강보험 적용 공약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후 논란이 일자 "연간 수십조원의 건강보험 지출 중에 1000억원 정도를 가지고 퍼주기라고 얘기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MBC 시사 프로그램 '100분 토론'에 출연해 공약 실현 가능성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박근혜 정부에서는 스케일링을 보험 처리해줬다. 엄청난 것이다. 그때는 퍼주기라고 안 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사실 가까운 사람 중에 탈모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 꽤 많이 만났다. 정말 고통스러워한다. 상당히 약값에 부담스러워한다"며 "국민들께서 고통스러워하는 지점이 있으면 그 부분을 완화 또는 해소해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누가 그런 얘기를 한다. '엄청나게 돈이 많이 든다', '보건 재정이 파탄 난다'는 얘기가 있는데 연간 1000억원 정도 추가 부담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오히려 이것을 도입하면 약가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특히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투약하는 사람이 많다. 연애도 어렵고 취직도 어렵다고 얘기한다"며 "탈모 아닌 사람은 이해를 못 한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탈모 정책은 보건의료 정책이냐 복지정책이냐'는 질문에는 "깊이는 생각 안 해봤지만 보건적 요소가 강하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복지적으로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 좋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통받지 않기 위한 것"이라며 "이걸 질환이라고 표현할지는 논란이지만, 더 나아 보이기 위해서 하는 미용이라면 복지에 가까울 텐데 고통을 완화해주는 것이다. 고통을 완화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보건 영역이라고 보는 것이 맞고 그렇기에 해줘야 할 이유가 더 많다"고 강조했다.

또한 "어느 범위까지 하느냐, 어느 정도까지 하느냐가 문제"라며 "지금 임플란트도 하나의 의제"라고 내비쳤다. 

이 후보는 "임플란트 2개만 건강보험에서 지원해주고 있는데 씹을 수가 없다. 최소한 4개는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며 "어찌 보면 임플란트도 나이가 들어서 빠진 건데 그걸 왜 정부에서 해주느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지원 대상이나 지원 비율은 전문가들을 시켜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월급쟁이 의사들의 모임'인 '병원의사협의회'는 이 후보의 이 같은 공약을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병원의사협의회는 6일 성명서를 내고 "최신 항암제 등의 약제들은 꼭 필요하지만 고가라는 이유로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들이 재난적인 의료비를 감당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항암제 등 환자에게 꼭 필요한 건 먼저 급여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는 또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에 일부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포퓰리즘 정책을 반대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건강보험 재정 파탄에 대한 우려와 건강보험 급여 항목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근거를 들어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건강보험 급여 항목의 형평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차기 정부는 불필요하게 급여화된 항목들은 급여 항목에서 제외시키고, 항암제 등 환자에게 꼭 필요한 부분들을 우선적으로 급여화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이재명 후보 선대위는 건강보험 급여 대상의 우선순위는 망각하고, 탈모치료제 급여화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힘들게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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