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1.18 18:16

"유동규 음대 나왔는데 뽑았냐" 형 발언에 이재명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

장영하 변호사. (사진=장영하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장영하 변호사. (사진=장영하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최근 화제의 신간인 '굿바이 이재명' 저자인 장영하 변호사는 18일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욕설과 막말이 담긴 미공개 통화 녹음 파일 35건을 국회에서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파일은 이 후보의 육성이 담긴 160분 분량의 녹음 파일이다. 

MBC가 지난 16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일부를 공개한 데 대한 맞불 성격의 대응으로 읽혀진다. 

국민의힘이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국민의힘 선대본부 산하 클린선거전략본부가 장 변호사의 기자회견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변호사, 이재명과 10여년 전부터 악연 

장 변호사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는 10여년 전부터 악연을 이어오고 있다. 장 변호사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경기도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당시 현직 시장이었던 한나라당 이대엽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이후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현역 지역구 의원인 김태년 민주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장 변호사는 바른미래당 후보로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이때는 은수미 민주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이런 과정을 경유하는 가운데, 장 변호사는 경기도 성남지역에서 이재명 현 민주당 대선후보와는 대척점에 서게 됐고 이 후보와 관련한 문제에서 사사건건 맞서왔다. 

급기야 지난해 말에는 그동안 자신이 모아놓은 자료와 이재명 후보의 형수인 박인복 씨 등에게서 얻은 자료를 토대로 이재명에 관한 의혹을 다룬 '굿바이, 이재명'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국민의힘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 자당 소속 주요 정치인들이 직접 이 책을 소개하며 일독을 권하고 있는 상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해당 책에 대해 지난해 12월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현재는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재명 "네가 이러고도 정신병자 아니냐. 너부터 집어넣을 거야"

이번에 공개된 파일에는 이 후보가 전화로 형인 이재선 씨와 형수인 박인복 씨에게 욕설을 퍼붓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이재선 씨에게는 정신병원 입원을 압박하는 듯한 내용도 담겨 있었다.

이 후보가 "너 XXX야. 너 이 XX야. 네가 이러고도 정신병자 아니냐"라며 "너부터 집어넣을 거야. XXX야"라고 하는 대목이다. 재선 씨는 "XXX야. 너가 정신병자"라고 맞섰다.

가장 문제가 된 대목은 이 후보가 자신의 형수에게 잇따라 욕설을 한 부분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형수인 박인복 씨를 향해 "조사받고 가냐, XXX아, 야~, XXX아~"라고 했고 "칼로 XXX아, 니 친정엄마 XXX 찢어버리면 좋겠니, XXX아~"라고 험담을 했다. 이 녹음 테잎에서 이 후보는 음성이 확실히 들리는 상태만으로도 최소한 7차례에 걸쳐 자신의 형수에게 "XXX아~"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아울러 그의 부인인 김혜경 씨는 또 다른 녹음테잎에서 박인복 씨의 딸인 자신의 조카에게 "좋아, 내가 여태까지 너네 아빠(이재선 씨) 강제입원 내가 말렸거든. 너네 작은 아빠(이재명) 하는 거. (그런데 이젠 더 이상 정신병원 강제입원 시도하는 것을 안 말릴 것이다). 너, 너 때문인줄 알아라"고 협박했다. 그러면서 대화 중간에 "이X이~"라고 조카에게 말한 것도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그의 친형 부부인 이재선·박인복 씨와의 관계에서 발생한 욕설 녹음 파일 및 기타 김혜경 씨와 그의 조카 사이의 녹음 파일은 이미 몇년 전부터 시중에 널리 유포됐다. 유튜브 상의 각종 채널에도 널리 퍼져 있었던 파일인데, 법적 문제 때문에 유튜브 상에서는 화면 송출이 자주 짤리곤 했다. 이런 와중에 장영하 변호사가 18일 국회에서 관련 녹음 파일들을 공개했고 이를 계기로 같은 날 유명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에서도 이를 공개함으로써 다시 파장이 커지게 됐다. 

이번에 공개된 녹음파일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의 핵심 피고인으로 재판 중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얘기가 주목된다.

이재선 씨가 숙명여대 음대를 졸업한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를 거론하며 "그래서 유동규가 음대 나왔는데 뽑았냐"라고 하자 이 후보는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라고 했다.

이는 이 후보가 그동안 유동규 본부장이 하위직 공무원이라 자신과 직접적인 유대관계에 있지 않고 자신이 잘 모르는 인물이라고 주장해온 것과는 정반대로 서로 아주 잘 아는 사이였음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이런 가운데, 장 변호사는 이 파일을 통째로 대중에게 유포할 계획이다.

그는 "MP3 파일을 동영상 형태로 바꿔서 제 페이스북에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국민이 이 후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재명 "물의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려"

이날 자신의 '욕설 녹취록'이 공개되자 이 후보는 "비록 말씀드리기 어려운 사정이 있긴 하지만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중앙선대위 여성위원회 필승결의대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사과했다.

이어 "문제의 발단이 된 어머니는 이제 이 세상에 계시지도 않고, 어머니에게 가혹하게 (해서) 문제를 만든 그 형님도 이제 세상에 안 계신다"며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일이니 국민들께서 용서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된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대통령의 권한 행사에 영향을 미칠 모든 것에 대해 무한 검증하는 게 타당하다"면서도 "김건희씨 녹취파일 문제는 제가 언급하긴 적절치 않다. 국민과 언론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