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동헌 기자
  • 입력 2022.01.21 09:53
KBS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말이 쓰러지는 장면. (사진=KBS 화면 캡처)
KBS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말이 쓰러지는 장면. (사진=KBS 화면 캡처)

[뉴스웍스=이동헌 기자] '태종 이방원' 말 사망 논란에 동물단체·연예계에 이어 시청자들도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일 동물자유연대는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7화에서 이성계(김영철)가 낙마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성명서를 통해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대로 말을 쓰러뜨리는 장면을 촬영할 때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린 사실을 확인했다"며 "영상 속에서 와이어를 이용해 말을 강제로 넘어뜨리는 과정에서 말은 몸에 큰 무리가 갈 정도로 심하게 고꾸라지며 말이 넘어질 때 함께 떨어진 배우 역시 부상이 의심될 만큼 위험한 방식으로 촬영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2022년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촬영이 이러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태종 이방원'에서 말을 강제로 쓰러뜨린 장면은 명백한 동물학대다. 연대는 이번 사태를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방송 촬영을 위해 안전과 생존을 위협당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라는 국민청원 동참을 호소했다.

이날 고소영도 SNS 스토리를 통해 "너무해요. 불쌍해"라는 글을 남겼고, 김효진도 "정말 끔찍하다. 배우도 다쳤고 말은 결국 죽었다고 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한 배다해는 SNS에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어디에서든 동물학대가 이제는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고 미디어상에서 이루어지는 동물학대의 근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도록 청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거세지는 논란에 KBS 측은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다"며 "하지만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말의 건강상태를 다시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사고를 방지하지 못하고 불행한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 시청자분들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KBS 측 사과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시청자 게시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드라마 방송 중단 및 폐지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21일 오전 현재 '동물자유연대'가 올린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K**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주세요'라는 청원은 3만6800명이 동의했다. 또한 '태종 이방원' 시청자 게시판에도 "잔인함의 끝을 본다", "사과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드라마 폐지하라", "동물학대 잔인함에 소름이 끼친다", "너무 잔인하다"는 글과 함께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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