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1.26 14:57

박범계 장관 "보완수사 방향·방법에 대한 견해 차이"

김오수 검찰총장. (사진=대검찰청 홈페이지 캡처)
김오수 검찰총장. (사진=대검찰청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성남시민프로축구단(성남FC) 광고비 지원 의혹'을 둘러싼 수사를 지휘하던 박하영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사직한 가운데 김오수 검찰총장이 이에 대한 경위파악을 지시했다.

26일 대검찰청은 "김오수 총장이 성남지청과 관련해 수원지검장에게 경위파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성남FC 사건' 처리를 두고 박 차장검사와 박은정 성남지청장 사이의 갈등설을 비롯해 이후 박 차장검사가 사직서를 내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를 명령한 셈이다. 

박 차장은 지난 25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예전에 생각했던 것에 비해 조금, 아주 조금 일찍 떠나게 됐다. 이리저리 생각을 해보고 대응도 해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썼다. 아울러 "꼭 공유하고 싶은 노래가 있다"며 가수 들국화의 '사노라면' 1절을 직접 부른 음성파일을 첨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차장의 사직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그가 '성남FC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박은정 지청장과 갈등을 빚은 게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됐다. 한 검찰 간부는 "박 지청장은 이 사건을 다시 살펴볼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고, 박 차장은 이에 이의를 제기하며 의견이 충돌했을 확률이 높다"며 "기관장이 결론을 내리게 돼 있으니 위법성을 따지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에둘러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앞서 지난 2018년 6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성남FC 구단주로 있던 시절 여러 기업으로부터 광고비 명목으로 160여억원을 내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당시 이 후보를 제3자 뇌물제공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3년 3개월 동안 수사하던 경기 분당경찰서는 지난해 9월 '혐의없음'으로 결론짓고 불송치 처분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고발인이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성남지청에 사건이 송치된 뒤 성남지청은 이 사건을 다시 검토해왔다. 다른 검찰 간부는 "사건마다 처리 기간이 다르긴 하다"면서도 "이의제기된 사건을 석달째 검토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시사했다. 

성남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지난 2017년 11월 29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지방화시대 지역내 기업에 지역 스포츠 구단을 위해 협찬을 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은 일이다. 지역이 격려할 일"이라면서도 "문제는 수십억 원을 낸 기업들이 하나같이 건축 용도변경, 신축, 시금고 재지정 등과 연관된 기업들이 사업진행 전후로 협찬금이 집행됐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더해 "기업들의 후원 지원과 관련해 댓가성 여부가 규명돼야 한다"며 "지역구단에 이해관계없이 수십억 원을 지원하다는 것에 대해 수긍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성남FC는 지난 1995년 이후 3년간 165억 원이라는 막대한 협찬금을 기업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기업들이 수십억 원씩의 후원금 협찬에 과연 성남시의 어느 선이 관여했는지 아니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수십억 원을 후원했는지에 대한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이재명 성남시장은 주빌리은행 공동은행장, 성남FC 구단주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가 지원한 30억 원의 전달통로가 된 희망살림은 이재명 시장이 정책적으로 밀어준 단체"라며 "이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이재명 성남시장이 중심에 서 있다고 판단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재명 성남시장의 정책적 의지 없이 사무실도 변변한 희망살림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네이버가 39억 원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남FC 구단주로 기업들의 후원금 협찬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규명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런 가운데,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앞서 지난 25일 "성남지청은 성남지청 수사과 수사기록과 경찰 수사기록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며 "또한 수사종결을 지시했다거나 보완수사 요구를 막았다는 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니므로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표명했다. 

한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성남FC 사건 수사팀 내 갈등설에 관해 "사표를 냈다고 하는 차장검사와 지청장 사이에 견해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보완수사의 방향과 방법에 대한 견해 차이인 것으로 안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두차례 무혐의가 난 것을 포함해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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