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2.01.28 10:51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8일 열린 2022년도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의장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8일 열린 2022년도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의장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포스코의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확정됐다.

포스코가 28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지주회사 체제 전환 안건을 가결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포스코홀딩스를 그룹의 미래 신사업 발굴과 사업 및 투자관리를 전담하는 상장사로 유지하고, 철강사 포스코는 100% 자회사로 분리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번 가결에 따라 포스코 지배구조는 포스코홀딩스가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위 위치하고, 포스코를 비롯해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등 다른 자회사가 그 아래 놓이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이번 임시 주주총회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수 기준 75.6%의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했으며, 출석주주 89.2%의 찬성율로 안건이 가결됐다.

앞서 포스코 지분 9.74%를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은 이번 안건에 대한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밝힌 바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저탄소·친환경 시대로의 대전환, 기술혁신 가속화, ESG경영 강화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 하에서 그룹의 균형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 안건 가결 후에는 "포스코그룹 미래 비전에 대한 국내외 주주들의 지지와 확신에 감사드린다"며, "지난 반세기의 도전과 성공을 토대로 포스코그룹 모든 임직원들은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100년 기업 포스코의 지속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안건 가결에 따라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POSCO Holdings Inc.)'는 상장사로 3월 2일 출범할 예정이다. 지주회사는 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 개발, 그룹사업 개편 및 시너지 확보, 그룹 전반의 ESG경영을 이끄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물적분할 후 신설되는 철강 사업회사는 지주회사의 100% 자회사인 비상장법인으로 철강 생산 및 판매에 대한 일체의 사업을 영위하게 되며 ‘포스코(POSCO)’사명을 그대로 사용한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기존 철강 중심 회사 이미지 탈피는 물론, 철강,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을 그룹의 핵심 기반사업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또한 지주사 중심으로 각 사업들의 경쟁력 제고 및 시너지 창출, 미래 신사업 발굴 및 육성 등을 강화해 그룹의 균형 있는 성장체제를 구축하고,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친환경 미래소재 전문 그룹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결정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거세게 터져 나왔다. 이날 주주총회 현장 밖에서는 포스코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반대하는 이들이 결집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 지주회사로 중대재해 책임과 불법파견 처벌을 피하고 제철소에서 나오는 이익만 독차지하려 한다"며 "최정우 회장에게 무소불위의 권한을 부여하면서 정작 기업의 사회 책임은 비켜 가는 포스코 지주회사 전환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양과 포항의 시민, 사회단체, 광양시와 포항시, 광양시의회와 포항시의회도 최정우 회장의 일방적 지주회사 추진을 반대하고 나섰다"며 "최정우 회장의 탐욕과 권한 강화를 위해 노동자와 시민의 목소리는 무시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의 포항시의회, 경북도의회도 상경해 포스코센터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앞서 그간 광양과 포항의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서 포스코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반대하는 성명이 잇따라 나온 바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6일 "포스코 지주회사의 수도권 이전은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이며 50년 동지 포항과 경북을 버리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우리 경상북도는 국가와 지방 모두가 공멸하는 포스코 지주회사의 수도권 이전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25일 포항시청에서 포스코 지주회사 전환 추진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포스코센터와 연구기관 등이 서울에 설치돼 인력 유출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주회사마저 서울에 설치되면 포항은 껍데기 공장만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항시의회도 지난 24일 임시회에서 "포스코의 지주회사 전환이 포항 연고성을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며 '포스코홀딩스를 포항에 설립하지 않는 지주회사 전환을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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