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2.03 16:21

"김건희씨로부터 어떤 지시 받은 적 없어…국회 발언 아니므로 '면책특권' 없어"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28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28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비판했던 두차례 방송 발언과 관련 "집권당 대표의 거짓말은 사회적 폐해"라며 즉각적인 법적 조치를 할 것임을 예고했다.

한 부원장은 3일 입장문을 통해 "송 대표가 방송에서 허위발언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송 대표가 '되지도 않을 물타기'를 하려 애쓰는 것은 잘 알겠는데, 다시 말하지만 저는 김건희 씨로부터 어떤 부탁이든 지시든 받은 사실이 없고 송 대표는 어떤 내용인지 근거 제시도 못하고 할 수도 없다. 그런 사실이 없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앞서 송 대표는 '한 부원장이 과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로부터 지시를 받고 행동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송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검찰총장 부인이 현직 검사장을 상대로 완전히 반말 식으로 거기 갖다줘라고 한다"며 "김 씨와 한 부원장이 4개월 간 9차례 통화하고 342건의 카톡을 했다. 어떻게 현직 검사장이 직접 계선상에 있지 않은 부인한테 이렇게 사적으로 통화하나"라고 피력했다.

송 대표는 2일 오후 JTBC '뉴스룸'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의 '황제 의전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자 김건희 씨를 거론하며 "검찰총장의 부인이라는 이유로 한동훈 검사장에게 지난 '검언유착' 당시 4개월간 9차례 전화하고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며 "개인 신분을 떠나, 검찰총장의 부인이 검사장을 자신의 부하처럼 명령하고 지시하는 관계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송 대표의 3일 발언은 전날 발언을 보충한 것으로 읽혀진다. 

한 부원장은 2일 방송 직후에도 입장문을 통해 "집권당의 대표가 방송에 출연해 곤란한 질문을 받자 뜬금없이 정치적 물타기 목적으로 하는 이런 거짓말은 사회적 폐해가 매우 크다"며 "송 대표의 오늘 거짓말에 대해 즉시 엄중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 위한 법적조치를 할 것이며, 국회(에서의) 발언이 아니므로 면책특권도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국회의원에게 주어지는 '면책특권'은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권리를 말한다. 불체포특권과 함께 의회를 절대권력이나 집권자의 부당한 압력 또는 탄압으로부터 보호하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다.

1689년 의회 내 언론자유 등을 규정한 영국의 권리장전(權利章典)이 그 기원이며, 미국 헌법에 처음 명문화됐다. 그 후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를 인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헌법 제45조에서 보장하고 있다. 다만 국회 내 징계, 의원에 대한 소속정당의 징계, 정치적 책임 추궁은 가능하다.

여기에서 '국회에서'의 의미는 국회의사당만을 뜻하지 않고 의사당 밖, 즉 상임위원회 등에서 한 연설이나 국정감사 등을 위해 다른 국가기관을 방문해 활동한 경우도 포함된다. 

한 부원장은 그 어떤 의미에서 보더라도 송 대표의 발언이 '국회에서'라는 범주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면책특권이 가동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송 대표가 주장한 김 씨와의 통화 내역에 대해 한 부원장은 "윤 총장 재직 중, 윤 총장과 연락이 안 될 때 윤 총장 배우자를 통해 윤 총장과 연락했던 것"이라며 "이미 여러 차례 밝힌 것처럼, 카톡 한 줄, 이모티콘 하나를 한 개로 센 것"이라 해명했다.

한 부원장은 "송영길 대표는 조국 씨 부인 정경심 씨와 수시로 통화하고 불법적으로 아들의 인턴 부탁까지 들어준 것이 공개재판에서 유죄판결로 확인된 최강욱 씨에 대해서는 정작 한번도 이상하다는 말 한 적이 없다"고 질타했다.

또한 "송 대표가 어제 '한동훈이 그랬다면 심각한 문제다'라고 '가정법'으로 말했으니 괜찮은 거 아니냐고 옹호하는 분들도 있던데, 예를 들어 방송에서 어떤 유명인을 실명으로 특정해서 '해외에서 엽기적인 성매매를 저질렀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가정법으로 말하면 괜찮은 것인지 묻겠다"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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