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2.02.12 14:00

테슬라·폴스타 100% 적용…현대차, 캐스퍼·일본 시장만 시도

테슬라 '모델 X'와 '모델 S'. (사진제공=테슬라코리아)
테슬라 '모델 X'와 '모델 S'. (사진제공=테슬라코리아)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거래가 소비문화의 주류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온라인 판매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에서도 수입차 브랜드의 주도로 온라인 판매가 활기를 띄고 있지만, 국산차 브랜드는 노동조합 반발 등으로 좀처럼 온라인 판매 시장에 뛰어 들지 못하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폴스타 등이 온라인 판매를 전면 실시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의 선두주자는 단연 테슬라다. 테슬라는 지난 2917년 한국 시장 진출과 동시에 100% 온라인 판매를 시행했다. 테슬라는 지난해에만 국내 시장에서 전년보다 50% 이상 늘어난 1만7828대를 팔아치우는 등 온라인 판매만으로 매년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다. 

BMW는 'BMW 샵 온라인'을 통해 2019년부터 매달 온라인 한정판매 모델을 선보이며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BMW는 온라인 전용 모델에 차별화된 디자인을 적용하거나, 추가 사양을 더해 희소성과 소장가치를 높여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BMW가 선보인 온라인 한정판 '뉴 M3'와 '뉴 M4'의 컴페티션 세단 퍼스트 에디션은 판매 40분 만에 완판됐으며, 지난달 11일에는 국내에 단 4대 들어온 'M4 컴페티션×KITH 드로우'의 온라인 구매 추첨을 위해 하루 동안 2만4000명 이상이 응모에 참여하기도 했다. 

BMW는 올해에도 온라인 한정 판매 전략을 적극 펼칠 예정이다. 우선 오는 15일 정규 판매 모델에 여러 편의 사양을 추가한 온라인 전용 모델 '뉴 M440i xDrive 쿠페 온라인 익스클루시브' 판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BMW M 브랜드 탄생 50주년을 맞아 앞으로 총 50가지 모델을 온라인을 통해 출시할 계획이다.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열린 간담회에서 '콘셉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열린 간담회에서 '콘셉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올해 처음 국내 시장에 진출한 폴스타도 애초부터 100% 온라인 판매를 내세웠다. 폴스타는 지난 18일 첫 국내 출시 차량인 5도어 패스트백 전기차 '폴스타2'에 대해 100% 온라인 사전예약을 실시했다. 폴스타2는 한 주 만에 사전예약 대수 4000대를 돌파하며 연간 판매 목표치(4000대)를 넘어섰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25일 진행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시장 전략의 주요 방안으로 온라인 판매 확대를 제시했다. 이어 올해 온라인 샵 전용 차량 모델을 확대하고 테크니컬 부품 등까지 온라인 판매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디지털 서비스를 확해 서비스 편의성은 물론 고객경험의 가치까지 강화한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앞서 지난해 9월부터 공식 온라인 판매 채널 '메르세데스 온라인 샵'을 통해 국내에서 신차 및 중고차의 온라인 판매를 시행하고 있다. 

외국계인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지엠도 온라인 판매를 일부 추진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XM3'의 사전계약 일부를 온라인 판매로 시행한 바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7월 '볼트 EUV'를 시작으로, 지난달 '타호'의 사전 예약을 쉐보레 온라인 샵을 통해 진행했으며 조만간 연식변경 '볼트 EV'도 온라인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이들이 이처럼 최근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는 이유는 판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자동차가 고가인 만큼 이를 직접 보고 구매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개선된 것도 주효햤다는 분석이다. 특히 테슬라의 흥행이 이를 견인했다는 평이다.

엔트리 SUV 모델 '캐스퍼(CASPER)'. (사진제공=현대차)
엔트리 SUV 모델 '캐스퍼'. (사진제공=현대차)

이를 바탕으로 국내 브랜드인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온라인 판매에 대한 시동을 걸고 있다. 일단 '캐스퍼'의 흥행으로 그 성공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했다. 지난해 100% 온라인 판매를 실시한 캐스퍼는 사전예약 첫날에만 1만8940명의 계약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현대차 내연기관차 중 최다 기록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방안으로 온라인 판매를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최근 일본 자동차 시장에 12년 만에 재진출할 예정으로, 차량 온라인 판매로 그 포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에서는 쉽사리 온라인 판매를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의 반대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기아는 앞서 지난해 첫 전용 전기차 'EV6'에 대한 100% 온라인 판매를 시행하려다 노조의 압력으로 오프라인 판매와 병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수입차 브랜드가 온라인 판매 효과를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전략 시행에 더딘 국내차 브랜드는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자동차 산업도 디지털화 추세에 따라 차량 생산·판매라는 기존 영역을 넘어 서비스까지 영역을 넓혀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게 온라인 판매다. 국산차 브랜드의 온라인 판매 진입이 지연될수록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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