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2.18 09:59

"가공식품·외식 가격 오르면 안 떨어져…가격 인상 자제·시기 분산 지속 요청할 것"

이억원 기재부 차관이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경제안보 핵심품목 TF 겸 제2차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이억원 기재부 차관이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경제안보 핵심품목 TF 겸 제2차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18일 "당초 예상보다 국내외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농축수산물·석유류 등 변동성이 큰 분야에서 내구재·개인서비스 등 하방경직성이 강한 분야로 물가상방압력이 확산되고 있어 2월에도 어려운 물가여건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어 이같이 언급하며 "물가안정이 최우선 민생정책현안이라는 인식 아래 비상한 각오로 모든 분야에서 정부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 10일 '국내물가 안정'을 1분기 중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으면서 "2월 소비자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모든 정책역량을 투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3%를 넘은 뒤 11월(3.8%)과 12월(3.7%)에 이어 1월까지 넉 달째 3%대를 기록했다. 특히 근원 소비자물가는 2개월 연속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는 에너지 가격 외에 다른 품목까지 물가 상승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근원물가는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를 말한다.

고물가가 지속되자 한국은행도 "앞으로 하방경직성이 큰 외식물가의 추가 상승압력 상존, 글로벌 공급병목 지속 등으로 물가상승압력이 보다 많은 품목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수준을 상당폭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다음 주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상향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0%로 전망했으나 기존 경로를 크게 수정해 2% 중후반대로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차관은 "농식품부 수급안정대책반, 해수부 수급관리 민관협의체를 설 이후에도 지속 운영해 물가 동향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대응방안을 즉시 마련·추진하겠다"며 "명절 이후 장바구니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당초 설 명절기간까지 추진하기로 했던 주요 품목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지원과 업계 자체할인을 2월에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류세 20% 인하조치는 4월말 종료 예정이지만 국제유가 동향을 살펴 연장을 검토하겠다"며 "알뜰주유소를 일부 도심지역에 확대하기 위한 알뜰주유소 이격거리 완화 조치는 2월말까지 완료하고 알뜰주유소 전환 주유소에 대한 특별세액감면율 상향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3월 초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도 점검했다. 이 차관은 "가공식품·외식 등은 가격이 한 번 오르면 다시 내려오지 않는 하방경직성이 높은 특성을 감안할 때 더욱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물가안정노력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기재부·농식품부 합동 가공식품·외식업계 간담회 등 업계 소통을 강화해 가격 인상 자제 및 시기분산 등을 지속 요청하고 업계 비용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예산·세제지원 및 규제개선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가공식품·외식가격이 분위기에 편승한 가격담합 등 불법인상 또는 과도한 인상이 없도록 12개 외식가격 공표 등 시장감시 노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오는 23일부터는 매주 총 12개 죽·김밥·햄버거·치킨(4대 관리품목)과 떡볶이·피자·커피·자장면·삼겹살·돼지갈비·갈비탕·설렁탕 등 총 12개 품목 프랜차이즈 브랜드 상위 업체의 대표 메뉴 가격을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또 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는 2월부터 매달 1회 배달수수료 현황을 조사해 소비자단체협의회 및 소비자원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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