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2.19 06:55

이주열 총재, 임기 마지막 금통위 24일 주재…올해 물가 전망 '2% 후반' 높일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낟달 14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연 1.25%의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차례 연속 인상될지, 숨고르기를 하면서 쉬어갈지 다음 주 결정된다. 이날 한국 경제성장률과 물가에 대한 수정 전망도 같이 나온다. 성장률은 기존 3.0%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 상승률은 2.0%에서 다소 높아진 2%대 중후반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오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1.25% 수준이다. 이는 코로나19 발발 이전 수준과 동일하다. 국내에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2020년 3월 0.50%포인트, 5월 0.25%포인트 각각 인하해 0.50%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는 1년 3개월간 유지된 뒤 급격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회의에서 0.25%포인트씩 총 0.75%포인트 인상됐다. 10월만 제외하고 네 번의 회의에서 세 번이나 올랐다. 11월과 1월은 연속된 인상이었다. 2월에도 오르면 세 번 연속 인상인 셈이다.

시장은 일단 동결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가 3월 말로 예정돼 있는데다 같은 달 9일 대통령선거도 실시되는 만큼 인상 결정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인상한 적이 없다는 점도 동결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물론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지만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을 해놓은 만큼 한미간 금리차는 다소 여유가 있다. 미 금리는 연 0.00~0.25% 수준으로 상단에서 우리보다 1.0%포인트 낮다. 연준이 3월 0.25%포인트가 아닌 0.50%포인트를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이 경우에도 차이는 0.50%포인트나 되기 때문에 당장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는 지난 11월과 1월에 연달아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지켜보면서 만장일치로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추가 금리 인상 조정 시기는 2분기 중 5월로 예상한다"며 "3월 대통령선거와 이 총재 임기 종료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은 2분기 중 4월보다는 5월 수정경제전망 발표와 함께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기준금리는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1월에 '금리 인상 파급효과 확인' 문구를 삽입한 만큼 속도조절 측면에서 연이은 인상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며 "한은이 전망하던 소비 회복 시점이 지연됐을 가능성과 금리 인상 효과 모니터링 등의 이유로 추가 인상 시점은 5월"이라고 추측했다. 

(이미지제공=픽사베이)
(이미지제공=픽사베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하고 1~2명의 인상 소수의견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대선 후 신정부의 정책방향이 확인되기까지 상대적으로 신중한 통화정책이 요구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 총재의 임기 내 마지막 회의인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또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3.0%로 유지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에서 2.8%로 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 결정과 더불어 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전망치도 다시 제시한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0% 경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대폭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0%로 제시했다. 다만 최근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않다. 1월 소비자물가가 3.6% 상승하면서 넉 달째 3%대를 기록하는 등 3%대 고물가는 도통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월에도 물가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농축수산물·석유류 등 변동성이 큰 분야에서 내구재·개인서비스 등 하방경직성이 강한 분야로 물가상방압력이 확산되고 있어 2월에도 어려운 물가여건이 지속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끝내 전쟁으로 비화된다면 국제유가 추가 상승도 우려된다.

이 총재도 지난달 "기존 경로를 크게 수정해 올해 물가상승률이 지난해(2.5%)를 웃돌 것으로 본다. 이 경우 2% 중후반이 될 것"이라며 언급했다. 한은은 지난 13일에도 "앞으로 하방경직성이 큰 외식물가의 추가 상승압력 상존, 글로벌 공급병목 지속 등으로 물가상승압력이 보다 많은 품목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수준을 상당폭 상회할 것"이라고 평가하며 물가 전망 눈높이의 대폭 상향을 예고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2월 경제 브리프에서 "2022년 소비자물가는 원자재 가격 오름세, 수요측 물가 압력 증대로 상승폭이 당초 예상보다 대폭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 물가 상승률을 기존 전망(1.9%)보다 0.9%포인트 상향한 2.8%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은 3.0%로 제시했다. 연구소는 코로나 확산세 지속, 글로벌 성장률 둔화, 국내외 통화 긴축 가속화, 추경 등을 반영해 2022년 국내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으나 이는 현재의 한은 전망과 동일한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의 경우 기존과 비슷하게 유지하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대폭 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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