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2.22 10:24

윤석열-안철수 통화 '진실공방'에 "생태탕 데자뷰"

이준석(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남부시장에서 집중유세를 하고 시민들과 상인들에게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이준석(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남부시장에서 집중유세를 하고 시민들과 상인들에게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사이에 '단일화 결렬 책임론' 공방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국민의당을 향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놓고 장사 그만하시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安측 "이준석 조롱과 협박 한두 번 아니었다…그를 제거해야 협상이든 뭐든"'이라는 제하의 언론 기사 링크를 공유하면서 이같이 질타했다.

이 대표는 "조롱은 제가 하지만 협박은 님들(당신들)이 하고 있다"며 "오늘은 안중근 의사까지 언급하셨던데 민망하다"고 피력했다.

특히 "이제 국민의당이 마음의 소리를 하기 시작하는군요"라며 "애초에 이준석을 제거해야 거간도 하고 정계개편이나 지방선거 때도 한자리 얻고 그런 건데 말이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우리 후보가 전화까지 했음에도 '연락 없었다'고 태연히 말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행태는 지난 서울시장 경선 때 막판까지 오세훈 시장을 이겨보겠다고 생태탕 의혹을 꺼내 들던 모습의 데자뷰"라고 힐난했다. 

데자뷰(deja vu)는 최초의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이상한 느낌이나 환상을 뜻하는 용어다. 

이 대표가 언급한 '생태탕 사건'이란, 지난 4‧7서울시장 선거 직전에 여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내곡동 땅 사건 의혹'을 제기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16년 전에 해당 부지에 갔었고 거기에 소재한 어떤 식당에서 생태탕을 먹었던 것을 봤다는 목격자가 있었다는 내용이다. '오세훈 시장이 거짓말을 했다는 식으로 누명 씌운 사건'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말이다.

이 대표가 이 시점에서 '생태탕 사건'을 꺼내든 것은 안 후보가 사실관계를 왜곡하면서까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같은 날 오후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두 후보 사이에 벌어진 '통화 진실공방'에 대해 "이건 그냥 (안 후보가) 명분 찾기를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계속해서 "(안 후보는) 본인이 단일화하고 싶으면 한다고 선언하는 분이고, 아니면 아니라고 하는 분"이라며 "거기에 자꾸 명분을 만들려다 보니까 돌아가신 분을 쓰기도 하고 아니면 안중근 의사 같은 걸 쓰기도 하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돌아가신 분'은 최근 국민의당 유세차 사고로 숨진 고인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고인의 의사를 확인하지도 않고, 선거운동에 본인들이 활용하는 것은 굉장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안 후보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대선에서 완주하겠다'고 한 것을 빗대서 비판한 것으로 여겨진다. 

'윤 후보의 직접 의사 표현이 없었다'며 단일화 결렬 책임을 제기하는 안 후보와 주변 인사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나를 왜 대우 안 해 주냐'며 화를 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권교체를 위해 안 후보를 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는 것에 대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에) 안철수 대표랑 함께했으면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은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은 야권 단일화 없이도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엔 "문 대통령도 비슷한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며 "그런데 (안 후보와 합당이나 단일화를) 안 하셨을 때 잘되던데"라는 말로 대신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