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2.02.23 15:49

사회·과학분야 검토자문위원 4명 늘려 12명으로…정답 확정·발표일 11월 29일로 하루 연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5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 직업계고 지원 및 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교육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제공=교육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올해 실시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와 검토과정에서 '고난도 문항 검토' 단계가 새로 생긴다. 이의심사위원회 위원장도 한국교육평가원장에서 외부 인사로 바뀌게 된다.

교육부는 사상 최초로 공란 성적표 사태를 초래했던 수능 출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수능 출제 및 이의심사제도 개선방안 시안'을 23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II 20번 문항이 학생들의 소송전 끝에 정답 처분이 취소되면서 생명과학 성적이 공란인 상태로 성적표가 배부되고 입시 일정도 늦춰진 바 있다. 

교육부는 이처럼 잘못된 문제가 출제된 원인을 분석한 결과 출제·검토과정에서 풀이에 필요 없는 조건을 찾아내기 위한 다각적인 검토가 부족했고 이의심사과정에서 소수의견을 객관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절차와 기준이 미흡했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표제공=교육부)

이에 따라 교육부는 오류 발생이 잦은 사회·과학 분야의 검토자문위원을 기존 8명에서 12명으로 늘려 오류에 대한 검토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체 출제기간도 기존 36일에서 38일로 2일 확대한다.

또 기존 검토 절차에 영역·과목별 기획위원과 평가위원, 검토자문위원 등으로 '고난도 문항 검토단'을 구성, 다수의 조건이 활용되거나 다양한 문제 풀이 방식이 있을 수 있는 고난도 문항을 집중 검토해 문항의 완결성을 높이기로 했다. 국어와 수학, 영어는 각 5명으로, 사회·과학탐구는 과목군별로 5~6명으로 구성된다. 

(그림제공=교육부)

이와 관련, 교육부는 "2022학년도 수능에 대한 분석과 연구를 통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에서 출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이의심사 소수의견 재검증 절차를 신설한다. 지난 수능 이의 심사 과정에서는 전문가 16명 중 단 한명만이 문제오류로 정답 결정에 반대했다. 이와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이의심사 과정에서 일부 내용을 놓고 한 명이 조건에 문제가 있을 경우 오류라는 소수 의견을 제기했으나 교과교육학회와 교육학계에서는 일반적인 사항에서 문제 해결이 가능해 오류라고 볼 수 없다는 다수 의견을 냈다"고 오류를 인정하지 않았던 과정을 설명했다. 당시 소수의견이 심도 깊게 논의됐다면 혼란을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림제공=교육부)

이를 감안해 앞으로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의심사실무위원회에서 이견 또는 소수의견이 나올 경우 심의기간을 추가, 2차 실무위원회를 개최한다. 이때 1차 실무위에서 찬성·반대의견을 표명했던 위원 각 1명과 신규 외부위원 3명이 이견이나 소수의견을 한 번 더 검토하게 된다.

특히 이의신청이 많이 제기되는 사회·과학 영역은 영역별 이의심사실무위원회를 과목군별로 세분화하고 외부위원도 과목군별 2명에서 5명으로 늘린다.

이의신청과 관련, 학회 자문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을 제고한다. 3개 이상의 학회에 자문을 요청하되, 관련 내용 학회를 중심으로 의뢰한다. 자문 받은 학회명과 자문 내용도 공개한다.

이의심사위원회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높이기위해 위원장을 외부인사로 위촉한다. 출제위원장과 검토위원장이 내부인사로 참여하지만 교사와 학부모, 법조인, 다른 국가시험 관계자 등 현장성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위원을 추가로 위촉한다. 이에 따라 11명 위원 중 9명이 외부인사로 구성된다.

이의심사기간도 현행 12일에서 13일로 늘린다. 이에 따라 2023년학년도 수능 정답 확정·발표일이 11월 28일에서 11월 29일로 하루 늦춰진다. 

교육부는 수능제도 개선을 위한 최종안을 3월 중 확정 발표할 예정이며, 2023학년도 수능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그간 수능에서 출제 오류로 인정된 사례는 총 9건이다. 2004학년도 언어, 2008학년도 물리2, 2010학년도 지구과학1, 2013학년도 세계지리, 2015학년도 영어, 2015학년도 생명과학2, 2017학년도 한국사, 2017학년도 물리2, 2022학년도 생명과학2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제도 개선과 내실 있는 운영을 통해 문항 오류를 예방하고 이의심사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 출제와 이의심사제도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누구나 수능시험 누리집이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누리집 알림창을 통해 24일부터 3월 2일까지 자신의 생각을 제시하기 바란다"며 "대국민 온라인 의견 수렴을 통해 3월 중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