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윤해 기자
  • 입력 2022.02.23 18:18

금값 2020년 9월 이후 최고치…"안전자산 선호 현상 더 강화될 것"

한국금거래소 골드바. (사진=한국금거래소)
한국금거래소 골드바. (사진=한국금거래소)

[뉴스웍스=안윤해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우려와 미국의 통화 정책 불확실성이 '금값'을 높이고 있다. 금융 시장이 출렁이면서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주식·가상자산 등의 가격이 떨어지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찾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금값은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2일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1㎏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7만2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0년 9월 18일(7만3100원) 이후 약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국내 금값에 영향을 주는 국제 금값도 오름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값은 온스당 7.6달러(0.4%) 오른 1907.4달러에 마감해 지난해 6월 2일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5주 연속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순유입됐는데, 이 역시 지난 2020년 8월 초 이후 최장 기간 기록이다.

안전자산인 금은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주식 호황기에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 인플레이션과 전쟁 위기 속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으면서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의 강세로 물가 상승의 우려가 높아지자 헤지 수요 유입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된다면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KINDEX KRX금현물 ETF의 주가 추이. (자료제공=한국거래소)<br>
KINDEX KRX금현물 ETF의 주가 추이. (자료제공=한국거래소)

한편, 금 시세를 반영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금 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금을 직접 사들이는 방식 외에 간접투자도 주목 받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금 현물에 투자하는 ETF를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들은 올해 2월에만 1155억원어치의 'KINDEX KRX금현물 ETF'를 사들였다. 해당 ETF는 연초보다 3% 넘게 올랐다.

기관도 이달 들어 'KODEX 골드선물(H) ETF'를 5678억원어치 순매수했고,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와 'TIGER 금은선물(H) ETF' 등을 각각 2326억원, 402억원어치씩 사들였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 상승은 러시아 이슈와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높아진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금융시장 내 높아진 안전자산 선호가 영향을 미쳤다"며 "금은 현재 금융 시장 내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금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경제지표와 미연준의 통화 정책의 블랙홀 역할을 하는 등, 글로벌 외환 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수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행히 우호적 결과가 도출된다면 유가 하락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다소 약화하겠지만, 반대로 상황이 악화될 경우 금 가격 추가 상승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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