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3.01 20:03

이민구 "진영 독립 선언하는 날…오늘 윤석열에 빚 갚겠다"
'깜짝 방문' 윤석열 "늘 깨어있는 의식으로 비판·견제해달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일 '신촌유세'를 마치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열린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 주최의 '보수와 진보, 지역과 세대의 벽을 깨는 유권자 단일화 집회'에 나타나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일 '신촌유세'를 마치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열린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 주최의 '보수와 진보, 지역과 세대의 벽을 깨는 유권자 단일화 집회'에 나타나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른바 '조국수호 집회'를 열었던 주체인 '정통 문파(문재인파)' 출신의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보수와 진보, 지역과 세대의 벽을 깨는 유권자 단일화 선언'을 기치로 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 모였다. 

이 장소는 2년여 전엔 이른바 ‘조국수호 집회’가 열렸던 곳이다. 깨시연은 당시 그 집회의 핵심 참가 단체 중 하나였다. 조국집회에는 매번 수만명씩이 참가했고, 이 집회에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비난하는 구호가 합창되기도 했다. 바로 이 장소에서 당시 그 집회의 핵심 참가 단체 중 하나인 깨시연이 '문파니까 2번' 등의 손팻말을 들고 윤 후보 지지 선언 집회를 연 것이다.

행사를 앞두고 주최 측은 참가자들에게 빨간색 마스크를 나눠줬다. 빨간색은 국민의힘 상징색이다. 많은 참가자가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의 점퍼를 입고 있었다. 

주최 측은 "오늘의 드레스 코드는 국민의힘과 문파의 상징색인 빨간색과 파란색"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내 파란색 풍선과 빨간색 풍선에 바람을 넣어 집회 참석자에게 골고루 나눠줬다.

이민구 깨시연 대표는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진영 독립을 선언하는 날"이라며 "저희 문파가 윤석열에게 빚이 있다. 오늘 빚을 갚겠다"고 말했다.  

'보수와 진보, 지역과 세대의 벽을 깨는 유권자 단일화 선언'을 기치로 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열린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 주최의 집회에서 이민구 깨시연 대표가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보수와 진보, 지역과 세대의 벽을 깨는 유권자 단일화 선언'을 기치로 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열린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 주최의 집회에서 이민구 깨시연 대표가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날 깜짝쇼로 이 자리에 나타난 윤 후보는 연단에 서서 "여러분과 제가 중간에 서로 오해도 있었지만, 결국 우리가 부정부패 없고 깨끗한 바른 나라를 만들자고 하는 데 대해 서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제가 정부를 맡게 되도 여러분께서 늘 시민의 깨어있는 의식으로 저와 저희 정부, 우리 당을 비판하고 견제해주고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늘 일깨워 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여러분의 이 진정성 있는 지지와 격려가 제게 큰 힘이 되고, 제가 진정한 국민 통합과 국가 발전을 이루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감사하고 정말 고맙다. 여러분의 이 뜻 잊지 않고, 저도 헌신하고 항상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집회 현장엔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풍선과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 풍선이 함께 등장했다. 참석자들이 든 손팻말에는 '유권자가 주인이다', '문파니까 2번이다', '2번에는 토리 아빠'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열린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 주최의 집회에 모인 인사들이 '문파니까 2번이다', '2번에는 토리아빠', 나는 깨파, 진영독립'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사진=원성훈 기자)
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열린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 주최의 집회에 모인 인사들이 '문파니까 2번이다', '2번에는 토리아빠', 나는 깨파, 진영독립'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민구 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만남에서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는 걸 보고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서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며 "우리는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세력이 아니다. 윤석열과 이재명을 합리적으로 보고 윤석열이 비교 우위에 있다고 본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누구를 뽑아야 한다는 식의 논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은 경선 과정에서 민주적인 절차를 싸그리 무시했다"며 "경선 때도 결선 투표 안 한 민주당이 이제와서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대선 결선투표 도입하겠다'고 말하는데 이것을 믿을 국민들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을 지지하는 사람들한테 '친문'이라는 글자를 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진짜 친문이라면 이재명을 지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진짜 친문은 적어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던 사람들"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민주당 내의 적폐 세력이 이재명을 대통령을 만들려고 회책하고 있는데, 우리는 양심 상 도저히 이에 동참할 수 없었다"고 역설했다. 

또한 "586 운동권들은 이익 집단으로 살아온 거고, 그 이익을 계속 보고 싶어서 이재명을 지지하는 것이고 그들의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며 "오늘 유권자들이 단일화되는 모습을 통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