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2.03.14 15:57

"북한, 위기 고조 행동 중단하고 대화와 외교의 길로 나서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우리 정부는 차기 정부가 국정 공백 없이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해 "사상 유례없이 치열한 경쟁 속에 갈등이 많았던 선거였고 역대 가장 적은 표 차로 당락이 결정됐다. 선거의 과정이나 결과에 각자 많은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선거가 끝난 이후의 대한민국은 다시 하나"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지난 9일 열린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선됐다. 윤 당선인은 1639만4815표(48.56%)를 얻어 1614만7738표(47.83%)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승리했다. 24만7077표라는 역대 최소 표 차이로 승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윤 당선인과 통화를 갖고 "힘든 선거를 치르느라 수고 많으셨다"며 "선거 과정의 갈등과 분열을 씻어내고 국민이 하나가 되도록 통합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과의 회동을 앞두고 있다. 최종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이번 주 내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지금은 통합의 시간"이라며 재차 통합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 과정과 결과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고 치유하고 통합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다음 정부에서 다시 여소야대의 국면을 맞게 됐지만 그 균형 속에서 통합과 협력의 정치를 해달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이고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팎으로 새로운 위협과 거센 도전에 직면해 국가적으로 매우 엄중한 시기인 만큼 국민적 에너지를 하나로 결집하지 않고는 도전을 이겨내면서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없다"며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존중과 배려, 포용의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통합은 매우 절박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또 "많은 갈등과 혐오가 표출된 격렬한 선거를 치른 지금이야말로 통합과 포용의 정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때"라며 "정부 각 부처도 임기를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오미크론의 정점을 넘고 있거나 곧 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오미크론의 정점을 넘더라도 확산의 감소가 완만하게 이뤄지고 누적 효과로 인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의 증가가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병상 가동률 등 의료 대응의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 중 오미크론 확산세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고위험군 위주의 현행 관리체계는 유지하되 검사 및 확진 체계, 생활지원금 지급방안 등을 현실에 맞게 개편하기로 했다. 우선 이날부터 한 달간 동네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서 시행한 신속항원 검사결과가 ‘양성’인 경우에는 추가 PCR 검사 없이 '확진자'로 인정된다.

또 그동안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던 5세부터 11세 소아에 대한 백신 접종을 전국 1200여 개소 지정 위탁의료기관을 통해 3월 말부터 시행한다. 5~11세 코로나 백신 접종은 오는 24일부터 사전예약을 실시하고 31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한반도 정세도 엄중해지고 있다"며 "안보태세를 확고히 유지하면서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평화적 관리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평화가 위태로워진다면 남북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 남·북한 정부 모두 대화의 의지와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위기를 고조시키는 행동을 중단하고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대화와 외교의 길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정세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의 위협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우리 경제와 민생에 어려움이 커지지 않도록 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유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서울 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1리터당 2000원을 넘었다. 이에 정부도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4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년 만에 물가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20% 인하 및 LNG 할당관세 0% 적용을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현 수준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해 경제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경우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여부도 검토하기로 했다. 역대 최대 수준인 30%까지 인하 폭을 확대할 경우 휘발유 1ℓ당 세금은 574원으로 낮아져 20%를 적용 중인 현재보다 82원 줄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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