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3.17 10:38

"검찰, 16년치 자료 뒤져도 증거 없자 억지 진술 짜깁기로 무리하게 기소…시민 위협 막기 위해 '뇌물·직권남용' 무죄 밝힐 것"

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해 6월 10일 성남시청 온누리홀에서 열린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성남시)
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해 6월 10일 성남시청 온누리홀에서 열린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성남시)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이 17일 오는 6·1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은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공인'인 저의 억울함이나 참담함과는 별개로 주변 관리를 잘하지 못해 구설에 오르고 재판을 받는 것은 죄송한 일이고 몰랐다는 사실 자체도 송구할 따름"이라며 "불출마로 온전히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뇌물공여 및 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것에는) 털끝만큼도 관여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불출마) 만류도 많았다"며 "제게 덧씌워진 누명을 벗고 시민이 주신 권한과 의무를 다하고자 노력했던 제 진심과 행동이 뒤늦게라도 전달될 수 있도록 무죄와 결백을 밝히겠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지난 4년 간 두 달에 한 번꼴의 압수수색 한 달에 한 번꼴의 고소·고발에도 성남시정이 흔들림 없었듯, 제 남은 임기 동안에도 그러할 것"이라며 "특히 지하철 8호선 모란·판교 연장, 지하철 3호선 연장 사업 등 도로교통에서 궤도교통으로의 전환을 마무리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은 시장은 또 "검찰은 저의 일기장, 개인 메일, 2021년까지의 통신기록은 물론이고 무려 16년치의 자료를 수없이 뒤져도 증거가 없자 억지 진술 짜깁기로 무리하게 기소했다"며 "저는 검찰의 정치적 수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불출마와 별개로 고삐 풀린 권력이 시민의 안녕을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저의 무죄와 결백을 밝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은 시장은 불출마 결심 사유도 털어놨다. 그는 "제가 불출마를 결심한 것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모두 12권, 무려 7천 쪽에 달하는 검찰의 진술조서는 사람을 죽이겠다는 집요함의 집대성이었다"며 "날 선 악의와 모욕, 조롱 앞에서 문득 '그렇다면 너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그만큼 집요했는가, 그만한 능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맞닥뜨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살리고 그 존엄을 지키겠다는 것은 제 삶의 오랜 화두이자 제가 정치를 시작 한 이유"라며 "그런데 고통 받는 사람들 곁에서 그들을 지키기는커녕 저마저도 덫에 걸렸다. 이 덫을 넘어 신뢰를 회복하고, 저를 믿어주신 소중한 분들에게 그 믿음을 돌려드리는 것이 제가 지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끝으로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서있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신뢰와 지지 덕분"이라며 "여러분이 제게 주신 사랑은 제 영혼이 바스라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힘이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행운이 가득하시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인사했다.   

한편, 은 시장은 자신의 수사자료를 건네받는 대가로 지역 경찰관들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기소돼 올 1월부터 수원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비서실과 지역 경찰 사이에서 이뤄진 '부적절한 거래'에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한 반면, 검찰의 공소장 및 은 시장과 공범으로 기소된 최측근의 진술은 이와는 상반됐다.

검찰은 은 시장이 2018년 10월 정책보좌관 박모 씨와 공모해 당시 경찰관 김모 씨로부터 수사 기밀 취득 등 편의를 받고 대신 부정한 청탁을 들어줬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은 시장은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으로 발탁됐고,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역 31개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 기초단체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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