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2.03.24 16:55

바이든 행정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 쓴다면 미국·나토 전쟁 개입 불가피"

성조기가 게양된 백악관. (사진=flickr 갈무리)<br>
성조기가 게양된 백악관. (사진=flickr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비상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주도로 '타이거팀'(Tiger Team)이 구성되어 핵무기 등 러시아의 대량살상무기 사용에 대비하는 작업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구성된 타이거팀은 주 3회씩 정례 회의를 열고 있고 있다. 이 팀은 러시아가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에 투하된 핵폭탄보다 위력이 떨어지는 소형 전술핵이나 생화학 무기를 쓸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대안을 마련중이다. 또한 러시아가 몰도바, 조지아, 폴란드 등 인근 국가로 전쟁을 확대할 경우도 가정해 준비 방안도 논의중이다. 

이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관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쓴다면 미국과 나토는 전쟁에 개입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입할 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비상계획은 오는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라는 나토 특별정상회의의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핵·생화학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방어 체계를 제공하는 것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자 대량살상무기 사용을 고심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러시아 고위 관리들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고 있다. 

이날 드미트리 폴란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핵 사용이 정당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지만, 핵을 갖고 있는 국가를 상대하려면 당연히 모든 가능성을 머리 속에 넣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핵 보유국이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전날 CNN에 "러시아는 국가안보 개념 차원에서 나라의 존립이 흔들리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핵무기 보유 국가인 미·러 양국 간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핵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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