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3.25 11:19

탑승객 "회사에서 잘리면 책임질 거냐. 왜 출근하는 서민 발 묶고 난리야"
전장연 "오늘부터 매일 지하철 탈 예정…윤 당선인 현장 나온다면 멈출 것"

(사진=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홈페이지 캡처)
(사진=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장애인 이동권을 위한 지하철 승하차 시위'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 하의 박원순 시정에서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했던 약속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오세훈 시장이 들어선 뒤에 지속적으로 시위를 하는 것은 의아한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과 윤석열 당선인은 이미 몇 달 전부터 해당 단체 간부 등에게 협의를 약속했다"며 이같이 피력했다.

그는 "아무리 정당한 주장도 타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해 가면서 하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서울경찰청과 서울지하철공사는 안전요원 등을 적극 투입해 정시성이 생명인 서울지하철의 수백만 승객이 특정 단체의 인질이 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시에 비장애인 승객들에게도 출입문 취급시간에 따라 탑승제한을 하는 만큼, 장애인 승객에게 정차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출입문 취급을 위해 탑승제한을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런 가운데, 장애인 단체는 이날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 등을 요구하며 서울 지하철 3·4호선에서 시위를 벌여 출근길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이날 오전 7시22분쯤부터 지하철 3·4호선 환승역인 충무로역에서 열차에 탑승해 이동권 시위를 펼쳤다. 서울교통공사 측 관계자는 "활동가들이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선전전을 하고 있어 상행선을 중심으로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전장연 회원과 시민 간에는 크고 작은 마찰도 발생했다. 3호선 충무로역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일제히 하차하면서 열차 출발이 지연되자 한 여성은 "회사에서 잘리면 당신들이 책임질 거냐"며 "왜 출근하는 일반 서민 발을 묶고 난리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지난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약속한 후 전장연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구체적인 예산 확보안 제출을 요구하며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중단해 왔다.

전날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원회도 정례 브리핑에서 "장애인 차별 철폐를 중점 과제로 다루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전장연은 "구체적 계획이 결여된 말뿐인 답변"이라며 시위를 재개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이동권을 보장하겠다는 말은 누구나 했던 말이지만 21년 간 지켜지지 않았다"며 "오늘부터 매일 지하철을 탈 예정이지만 윤 당선인이 현장에 나온다면 승하차 시위를 멈추고 기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장연은 이날 오전 경복궁역에서 서울 종로구 효자동 치안센터까지 행진을 한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3·26 전국장애인대회 해단식'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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