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3.28 13:28

최재철 "KT&G, 단 한마디 사과 없이 침묵 일관"…김선홍 "국민연금, 29일 KT&G 정기주총서 '배·보상 실시' 의지 보여라"

환경단체들과 전북 익산 장점마을(일명, '암 마을') 피해주민들이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T&G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환경단체들과 전북 익산 장점마을(일명, '암 마을') 피해주민들이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T&G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환경단체들과 전북 익산 장점마을(일명, '암 마을') 피해주민들이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T&G를 규탄했다.

이 자리에서 송운학 개혁연대민생행동 상임대표는 '장점마을 연초박 피해'에 대해 "담배제조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만들어지는 부산물인 담배 잎 찌꺼기를 뜻하는 연초박 처리과정에서 평화롭고 살기 좋은 전북익산 장점마을이 죽음의 암 마을로 바뀌었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는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환경부와 전북도청 및 익산시청 등이 친(親)기업 정책에 매몰돼 진실을 은폐하면서까지 피맺힌 민원을 외면하고 KT&G와 야합해 만들어낸 참혹한 환경참사라고 볼 수 있다. 재발 돼서는 결코 안 된다"며 "이를 위해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배상과 보상 및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이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내일(29일) 열리는 KT&G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 등 소액주주들이 용기를 잃지 말고 '청지기 정신'을 적극 발휘해서 환경참사 재발방지 의지를 보이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내일 KT&G 정기주총에서 이 안건이 미리 검토한 공식 안건이 아니라서 이번 주총에서 배상과 보상을 실시하자고 의결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국민연금이 앞장서서 그 타당성을 검토하고 적절한 방안 등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의결하라. 이를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임시주총을 열어 공식적으로 의결하자고 제안하라"고 덧붙였다.

전북 익산 장점마을(일명, '암 마을') 피해주민들이 지난 2019년 말에 서울 KT&G 본사 앞에서 연초박을 인도 위에 깔아놓고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전북 익산 장점마을(일명, '암 마을') 피해주민들이 지난 2019년 말에 서울 KT&G 본사 앞에서 연초박을 인도 위에 깔아놓고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최재철 장점마을 피해주민대책위 위원장은 "KT&G가 전북익산 장점마을 폐기물처리 겸 비료생산 공장에 제공한 연초박 때문에 주민 90여 명 중 40여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하고 23명이 투병 중"이라며 "연초박을 공급해서 한 마을이 초토화됐는데도 KT&G는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모르쇠하면서 침묵으로 일관한다"고 규탄했다.
 
특히 "현재 아프지 않은 주민들도 언제 암에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면서 "마을 주민들은 2019년 여러 번 상경해서 KT&G 사장과의 면담과 공식 사과 등을 촉구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에 대해 조그마한 도의적 책임도 느끼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김선홍 글로벌에코넷 상임회장은 "KT&G가 제공한 연초박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국민연금은 '청지기 정신'을 발휘해 내일 열릴 KT&G 주총에서도 '익산 장점마을 환경참사 피해'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배·보상을 실시하라'고 의결하는 게 KT&G가 글로벌 대기업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실추된 명성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근철 국민연대 대표, 김진관 아리수환경문화연대 상임대표 겸 한국 환경시민단체 협의회 상임대표, 박흥식 부정부패추방 실천시민회 상임대표 겸 민족정기수호대책협의회 의장, 이정국 한강사랑시민연대 사무총장과 21녹색환경네트워크의 김용호 수석회장, 기업윤리경영을 위한 시민단체협의회, SK 수소공장 건설반대 범시민협의회 회원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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