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2.03.29 11:20
LG의인상을 받은 김하수(왼쪽) 씨와 이광원 씨. (사진제공=LG)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LG복지재단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든 김하수(70)·이광원(42)·송영봉(51) 씨, 퇴근길 화재 현장에서 탈출하지 못한 노인 3명을 맨몸으로 구조한 이기성 소방사(32)에게 각각 'LG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9일 밝혔다. 

김하수 씨는 지난달 9일 오후 10시 30분경 경상남도 거제시 근포 방파제 인근 편의점을 다녀오다 어두운 바다 위 사람이 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김 씨는 지나가던 차를 세워 신고한 뒤, 곧바로 겉옷을 벗고 차가운 겨울 바다에 뛰어들었다. 

물에 빠진 30대 남자는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했지만 호흡은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다. 김 씨는 한 손으로 그의 몸을 끌어안고 다른 한 손으로 뗏목 구조물을 붙잡은 채 해경이 도착할 때까지 20여 분을 버텼다. 그는 "젊은 청년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이도 잊은 채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며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이광원 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3시 강원도 양양군 남애항 인근 식당에서 일하다 항구 주차장 쪽에서 승용차 한 대가 바다로 추락하는 사고를 목격했다. 당시 차량에는 4명이 탑승해 있었고,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 씨는 곧바로 차량에 갇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약 15m를 헤엄쳐 간 후 반쯤 물에 잠긴 승용차 문을 열려고 했으나 수압으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 때마침 주변 사람들이 가까운 선박에 있던 밧줄을 그에게 던졌고, 이 씨는 밧줄을 차량에 묶고 주변 사람들이 항구 쪽으로 끌어당겼다. 승용차가 항구에 가까이 왔을 때 앞좌석 2명은 스스로 문을 열어 상인들의 도움을 받아 육상으로 올라왔으며, 뒷좌석에 있던 한 명은 이 씨가 문을 열어 탈출시켰다. 

이 씨는 구조를 마무리했다고 생각하고 물 밖으로 나왔으나 한 사람이 더 갇혀있다는 말을 듣고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지붕만 겨우 보일 정도로 가라앉은 차 안에서 안전벨트를 풀지 못해 갇힌 마지막 탑승자를 간신히 차량 밖으로 끌어냈다. 다행히 익수자 4명 모두 건강에 문제가 없었다. 

LG의인상을 받은 송영봉(왼쪽) 씨와 이기성 소방사. (사진제공=LG)

송영봉 씨는 지난 1월 30일 오후 4시께 대리운전을 마치고 귀가하는 도중 울산 동구 방어진 공동어시장 앞에서 술에 취해 바다에 빠진 60대 남성을 목격했다. 송씨는 수영을 못했지만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남성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붙잡았다.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20여 분을 버텼고, 해양경찰관과 시민들이 힘을 합쳐 남성을 무사히 구조했다. 익수자는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고, 생명에 지장이 없었다.  

이기성 소방사는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9시경 밤샘 근무 후 차를 몰고 귀가하다 평택시 고덕면 단독주택에서 연기가 나는 장면을 목격했다. 

주택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 화재 여부를 판단한 뒤 119에 신고한 이 소방사는 창문을 통해 탈출하지 못한 80대 노부부와 70대 요양보호사를 발견했다. 그는 구조장비 없이 맨몸으로 거동이 불편한 80대 여성을 안고 나오면서 동시에 나머지 두 명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

LG 관계자는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불사한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인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편, LG의인상은 지난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의인상 수상자는 총 17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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